70대 아버지 폭행 후 방치한 아들 입건
TV 소리를 줄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버지를 폭행해 숨지게 한 아들이 경찰에 체포됐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존속폭행치사 혐의로 이모(37)씨를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1시쯤 동작구 상도동 집에서 아버지(74)를 손과 둔기로 폭행한 뒤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3일이 지난 오늘 오전 9시쯤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을 느끼고 방에 들어갔다가 아버지가 숨져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숨진 아버지 몸에서 피가 난 상처 등 폭행 흔적을 발견하고 이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TV 소리가 너무 커 줄여달라고 아버지에게 말했는데 줄이지 않아 때렸다”고 진술했다. 이 집에는 이씨 부자 외 2명의 가족이 같이 살고 있었지만, 각각 시각장애와 중증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어 아버지 이씨의 죽음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숨진 이씨의 부검을 의뢰했으며, 정확한 사인과 사망 시점이 나온 뒤 구속영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 결과 사인이 심정지로 인한 자연사로 나올 경우 폭행치사가 아닌 폭행 혐의를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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