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네거티브 조작’ 의혹에 휩싸인 국민의당이 온라인에서도 네티즌의 도마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 제보 조작과 관련해 국민의당을 꼬집는 패러디가 봇물 터지듯 터져 나왔다. 네티즌은 특히 국민의당의 대처를 두고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하면서 배후의 ‘보이지 않는 손’을 의심했다.
네티즌 사이에서 가장 많이 돈 패러디는 지난 2013년 개봉한 영화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을 활용한 것이다. 이 영화는 ‘포 호스맨’이라 불리는 네 명의 마술사가 은행에 숨겨진 비자금을 통째로 터는 마술을 선보이는 등 완전 범죄를 꿈꾸는 이들의 이야기다. 영화의 백미는 마지막에 등장한다. 이들의 범죄 행각을 쫓아다니던 FBI 요원 마크 러팔로(딜런 로즈 역)가 결국 포 호스맨을 조직한 주동자로 밝혀지는 대목이다.
온라인에서는 원작 포스터에 영화 제목을 ‘나우 유 미리 : 대선사기단’으로 풍자하고 등장 인물을 바꾼 패러디가 인기를 끌었다. 포 호스맨의 자리에 대선 후보를 지낸 안철수 전 공동대표, 이용주・정동영 의원, 조작 당사자로 지목된 당원 이유미씨의 얼굴을 배치한 것이다. 마크 러팔로의 얼굴이 있던 곳에는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자리했다. 이번 조작 사건의 주동자이자 몸통으로 이 전 최고위원을 의심하고 당 지도부의 개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구심이 깔려있는 것이다. 이 패러디 사진은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이 조작 사건에 사과한 다음날인 27일부터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1일 현재까지 조회수는 2,000여건에 이른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이 많은 커뮤니티에서는 국민의당 안 전 대표의 책임을 거론하며 침묵으로 일관하는 그의 처신을 꼬집는 패러디가 많다. 당원 이씨와 이 전 최고위원뿐 아니라 이 의원과 박지원 전 대표, 그리고 안 전 대표까지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심이 바탕에 있다. 이런 의혹은 이 전 최고위원이 대선 당시 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박 전 대표에게 메신저 앱 ‘바이버’로 조작 사실을 보고했다고 주장하면서 증폭됐다.
국민일보의 만평도 화제였다. 서민호 화백의 28일자 만평으로, 국민의당을 상징하는 녹색 바탕화면에 도마뱀 한 마리가 그려져 있다. 머리부터 순서대로 안 전 대표, 박 전 대표, 이 의원, 이 전 최고위원, 이씨의 이름이 있다. 이씨는 꼬리라는 의미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안 전 대표의 처신을 비판하는 패러디도 올랐다.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는 안 전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인 ‘새정치’에서 ‘새’가 한자 ‘입을 다물고 말하지 않을 새’자라고 꼬집은 게시물이 인기를 끌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