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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본뜬 코스닥, 21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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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본뜬 코스닥, 21살 됐다

입력
2017.07.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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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코스닥시장이 1일 출범 21주년을 맞았다. 그간 시가총액 30배에 가까운 양적 성장을 거뒀지만 코스피시장과의 격차와 낮은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은 1996년 7월 1일 미국 기술주들이 모인 나스닥시장을 본떠 정보통신(IT)ㆍ바이오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위해 개설됐다. 코스닥지수도 이날을 기준으로 시가총액과 상장기업수를 계산해 산출한다.

출범 첫해 7조6,000억원이던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은 6월30일 기준 221조6,000억원으로 21년 동안 29배 불어났다. 코스닥 상장기업 수도 331개에서 1,231개사로 3.7배 늘었다. 일평균 20억원에 그치던 거래대금은 2조원을 넘어섰다.

1990년대 말 벤처 붐으로 덩치를 키운 코스닥은 2000년 3월 지수가 2,834.40까지 치솟으며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닷컴버블’이 터지면서 500선으로 추락했고, 2008년에는 260까지 후퇴했다. 이후에도 코스닥은 500∼600의 박스권에서 움직이다 최근 들어 650을 돌파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코스피 시장과의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연초대비 18.0% 오를 동안 코스닥지수는 5.8%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지수간 격차도 올해 초 1,394에서 현재 1,722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글로벌 증시 호조와 기업들 실적이 견인한 강세장에서 코스닥은 소외되고 있는 셈이다.

나스닥시장과 비교하기에도 아직 부족하다.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모두 나스닥에 상장돼 세계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 코스닥시장은 코스피 시장의 ‘2부리그’, ‘마이너리그’라는 인식이 강하다. 개인 투자자 비중이 90%에 가까워 지나치게 높고, 테마주 위주의 단타성 매매가 많아 그런 오명을 사게 됐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주가가 요동친 정치인테마주들은 대개 코스닥 종목이었다. 기업실적에 근거한 우량주를 장기 보유하는 게 아니라 짧은 기간 차익실현을 위한 투기적 시장으로 여겨졌다.

그나마 코스닥시장에도 우량주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향후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010년 9개사뿐이던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은 6월30일 기준 23개사로 불어났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은 셀트리온(14조1,118억원), 카카오(6조8,798억원), 메디톡스(3조1,677억원) 등이다. 제약ㆍ바이오 업종 위주의 시장에서 반도체 업종 등이 상승하면서 최근에는 코스닥시장이 기술주 중심으로 재편돼 미국 나스닥시장처럼 ‘기술주들의 집합소’라는 시장 정체성이 강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외국인 투자도 늘고 있다. 지난해 1조2,00억원가량 코스닥 종목을 순매수했던 외국인 투자자는 올 들어 벌써 1조1,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올해 초 10.06% 차지하던 외국인 비중도 6월29일 기준 11.23%로 확대됐다. 거래소는 외국인 투자자 확대를 위해 코스닥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 등을 개발하고 시장 건전화 노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6월30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04포인트(0.16%) 오른 669.04로 거래를 마쳤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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