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ㆍ경제 협력 공동성명 발표
북핵 해결 공동대응 재확인
트럼프 “공정한 FTA 원한다”
FTA 재협상 관련 대화 시사
문 “트럼프 힘의 외교에 공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안보ㆍ경제 분야의 협력을 통한 굳건한 한미동맹을 확인하는 내용을 포함한 총 6개 항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우리 정부는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최대 현안인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응 방침을 재확인했고, 미국 정부는 자동차ㆍ철강 산업의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한 공정한 무역 발전을 논의한다는 내용을 담는 선에서 양국 간 이익의 균형점을 찾았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금년 중 한국 방문을 초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1시간 10분 동안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가진 뒤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양국 취재진을 대상으로 한 공동 언론발표에서 “한미 정상은 제재와 대화를 활용한 단계적으로 포괄적 접근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저는 북핵 문제 해결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관련 정책을 긴밀히 조율하기로 했다”고 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에 공감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직면한 심각한 도전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라며 “북한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미 양국의 확고한 의지를 과소평가하지 말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 테이블로 조속히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 안보에 타협이나 양보란 있을 수 없다. 이 자리를 빌려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다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과 첫 통화에서 과감하고 실용적인 결단을 내리는 분이라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면서 “어제와 오늘 오랜 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누면서 제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미동맹과 북핵 문제 해결, 한반도 평화의 항구적 정착에 대한 트럼프 확고한 의지를 확인했고, 이번 회담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깊은 신뢰와 우애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긍정 평가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강조하면서도 이번 회담의 성과를 양국간 호혜적인 경제관계 구축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1년 한미 FTA가 체결된 이후 미국의 무역적자는 100억달러 이상 증가했다”면서 “그다지 좋은 딜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자동차와 철강 산업의 무역 문제에 대해 어젯밤에 얘기를 했다”면서 “문 대통령은 이런 저의 우려 표명에 대해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겠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산업과 철강 산업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거론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측과 협력을 하고,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좋은 딜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양국 간에 한미 FTA 재협상을 위한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시됐으나,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정상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금번 정상회담에서 한미 FTA 재협상에 합의했다거나 재협상을 공식화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장 실장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ㆍ철강 분야에 대한 무역불균형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지만 문 대통령은 한미 FTA의 호혜성을 강조하면서 FTA 시행 이후에 대한 효과를 공동으로 분석, 조사, 평가할 것을 제의했다.
트럼프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주한미군 주둔 비용이 공정한 부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주둔 비용의 분담에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있고 특히 이 행정부에서는 앞으로 더욱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양국 정상 간 단독 및 확대회담은 오전 10시22분부터 예상보다 20분을 넘긴 1시간10분간 진행됐다. 당초 예상됐던 문 대통령의 북핵 2단계 접근법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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