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 자택이 위치한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아파트 입구에 기자들이 자리를 깔았다. 안 대표의 열혈 지지자인 국민의당 당원 이유미씨가 문준용 취업특혜 의혹 조작 파문에 휘말린 뒤 안 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서다. 그의 입장 표명에 따라 원내 제3당의 미래가 달려있지만, 안 전 대표는 30일까지 특유의 장고(長考)만 이어갈 뿐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1년 전에도 기자들은 국민의당 리베이트 의혹 사건과 관련한 그의 거취를 확인하기 위해 같은 장소에서 며칠을 머물렀다. 당시에도, 현재도 기자들은 안 전 대표의 집 앞으로 몰래 들어가 문 앞에서 작은 목소리 하나라도 듣기 위해 귀를 쫑긋 세우고 있으며, 또 다른 기자들은 안 전 대표가 취재진의 눈을 피해 아파트 밖을 나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주변을 살피고 있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이번에도 신중하다. 깊을 수밖에 없는 그의 고민만큼, 칩거도 무겁고 조용하게 이어지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번 사태를 대선 과정에서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측근들의 말을 종합하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계은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씨의 단독범행이라는 당의 입장과 마찬가지로, 위기를 정면 돌파하려는 의지 역시 강하다고 한다. 하지만 조작 사태 정국이 흐를수록, 의혹들은 계속해서 안 전 대표를 향해 모여들고 있어 상황은 유동적이다. 정치권에서도 당초 검찰 수사의 윤곽이 나올 7월 중하순 안 전 대표의 입장 발표를 예상했으나, 여론의 추이상 그 시기가 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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