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미사일 등 대규모 동원
홍콩 각계 인사 4000명 초청

반환 20주년 기념식 참석차 홍콩을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인민해방군 홍콩주둔 부대에서 대규모 사열식을 진행했다. 홍콩에서의 이례적인 사열식을 두고 홍콩 독립세력과 남중국해 분쟁 상대국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 9시30분 홍콩 북부 신계(新界)지역 내 인민해방군 섹콩(石崗)기지에서 육ㆍ해ㆍ공군과 헬기부대, 장갑차부대 등 3,100여명의 병력을 사열했다. 사열차에 탄 시 주석이 “동지들 수고한다”고 인사하자 부대원들은 “인민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우렁차게 대답했다. 부대원들 뒤로는 헬기와 장갑차, 탱크, 미사일 등 100여종의 무기와 장비가 배치돼 위용을 과시했다.
이날 열병식에는 홍콩 각계에서 초청된 4,000여명의 인사들이 참석해 시 주석의 인민해방군 사열 장면을 지켜봤다. 도열한 병사들 뒤로는 ‘일국양제(一國兩制ㆍ한 국가 두 체제)의 위대한 방침을 전면적으로 관철한다’, ‘홍콩의 장기적 발전과 번영과 안정을 굳게 지킨다’ 등의 문구를 새긴 간판이 세워졌다.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하고 있는 시 주석이 주권 반환 행사 직전 날 중앙군사위 직속부대를 사열한 것은 홍콩에 대한 중국의 주권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군부 최고 실세이자 최측근인 판찬룽(范長龍) 중앙군사위 부주석의 수행단 포함, 아시아 최대규모인 1만톤급 신형 구축함 공개, 랴오닝(遼寧) 항공모함 전단의 홍콩 기항 등은 모두 홍콩 독립세력에 대한 경고이자 남중국해 분쟁 상대국들을 향한 무력시위의 성격이 짙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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