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대 대한민국배구협회장으로 선출된 오한남 회장이 해임 결정에 불복해 소송 중인 서병문 38대 회장 문제에 대해 “좋은 방향으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30일 오후 강남구 삼성동 라마다 서울 호텔에서 열린 제39대 회장 선거에서 새 수장으로 당선됐다.
오 회장은 대의원, 시도 및 시군구 임원, 지도자 등 총 선거인단 132명 중 118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투표에서 77표를 받아 40표에 그친 박광열 전 한국실업배구연맹 회장을 따돌렸다. 1표는 무효표다.
당선증을 받기는 했지만 오 회장이 당장 업무를 수행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 전 회장의 신변 문제가 가장 큰 변수다. 작년 12월 대의원 총회에서 탄핵당한 서 전 회장은 이에 불복해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서 전 회장이 다음 달 초 선고 공판이 예정된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이끌어 낼 경우 오 회장은 자리를 내줄 수도 있다.
이에 오 회장은 “그 분이 이긴다면 (서 회장이 승소할 경우 물러난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쓰고 선거에 임했으니 약속은 지켜야 한다”면서도 “서 회장이 승소를 해도 더 이상 회장직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내가 서 회장님 입장에서 보더라도 억울한 면이 있다. 일을 하다 보면 실수를 할 수도 있는데 그것이 탄핵이 되면서 재판까지 갔다.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가고 싶다. 서 회장님을 만나 명예롭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또 있다.
대한체육회는 회장 선거 개최 가부를 문의한 대한배구협회에 ‘항소심 판결 전에는 후임 회장을 인준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오 회장은 서 전 회장의 문제를 풀고 대한체육회의 인준까지 이끌어내야 2020년 12월 31일까지 임기를 보장 받을 수 있다.
오 회장은 “어린 선수들이 운동을 해도 대학 팀이나 프로에 가기 힘들다면 부모들이 시키지 않을 것이다. 선수들이 돈도 잘 벌어야 운동을 하는 선수들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배구계의 전반적인 구조를 개편하고 싶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사재출연 액수에 대해서는 “내가 재벌이 아니라 20~30억 원씩 내놓을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내놓겠다. 모자라는 부분은 후원사를 유치할 생각”이라고 했다. 지난 집행부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됐던 인사에 대해서는 인사위원회를 구성해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약속했다. 나아가 “아시아와 국제연맹 임원들을 만나면 ‘왜 한국은 대회 유치를 못 하느냐’고 묻더라”며 “우리나라 위상을 생각하면 분명 맞지 않는 일이다. 기회가 된다면 아시아를 넘어 세계대회 유치까지 도전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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