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축구에도 비디오판독이 시작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2일 클래식(1부) 18라운드를 시작으로 클래식 모든 경기에 비디오판독을 도입한다. 1일에는 대구-강원, 인천-광주, 울산-수원전이 열리고 2일에는 전남-제주, 서울-전북, 상주-포항 경기가 벌어진다.
올 초부터 연이어 결정적인 오심이 터져 곤욕을 치렀던 프로연맹은 비디오판독이 판정 시비를 크게 줄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3월 19일 광주-서울전. 후반 16분 0-1로 뒤지던 서울 이상호(30)가 올린 공이 광주 수비수의 등에 맞았지만 주심은 손에 맞은 것으로 판단해 핸드볼 반칙을 선언했다. 서울은 페널티킥을 성공해 1-1 동점을 만든 뒤, 2-1 역전승으로 경기를 마쳤다. 지난 5월 7일 강원-인천전. 1-0으로 앞서가던 인천의 수비수 코너 채프만(23)의 손에 볼이 맞았다며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하지만 채프만에 앞서 볼을 트래핑 하던 강원 김경중(26)의 손에 먼저 맞았다. 인천은 페널티킥을 내주며 1-1 동점을 허용했고 결국 1-2로 패했다. 비디오판독이 있었다면 둘 다 바로잡을 수 있었다. 프로연맹은 원래 7월 말부터 시행할 예정이던 비디오판독 도입을 한 달 앞당겼다.
비디오 판독은 득점, 페널티킥, 레드카드에 따른 퇴장, 다른 선수에게 카드를 주는 징계처리 오류 등 4가지 경우에만 적용된다. 두 명의 비디오부심이 영상을 보며 무선 헤드셋으로 주심 판정에 도움을 준다. 비디오부심 역시 주심과 동일한 수준의 경력자다. 정확한 판정을 위해 프로연맹은 최소 10대의 카메라를 활용한다.
현재 연맹이 보유한 비디오판독 전용 장비 차량은 3대다. 이 밖에 현장으로 운송해 설치할 수 있는 장비 시스템도 3세트 더 있다. 6경기가 동시에 열리면 전용차량이 없는 시스템의 경우, 경기장 내부나 또는 외부에 임시 천막을 설치해 활용할 계획이다.
비디오판독은 최근 국내에서 치른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큰 위력을 발휘했다. 52경기에서 15차례 비디오판독이 시행돼 12번 판정이 번복됐다. 7경기에서는 이로 인해 경기 결과가 바뀌었다. 현재 러시아에서 열리고 있는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비디오판독이 양 팀 운명을 바꾸는 모습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다만 프로연맹은 비디오판독이 만병통치약처럼 인식되는 건 경계한다. 영상의 사각지대인 이른바 ‘그레이존’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주심의 최종 판단에 따른다.
축구의 비디오판독은 다른 종목과 달리 주심에게만 권한이 있다. 비디오판독을 요구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면 선수는 경고, 코칭스태프는 퇴장이다. 프로연맹이 지도자와 선수들에게 수 차례 강조했지만 시행 초기에는 반사적으로 이런 행동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각 팀들은 긴장하고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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