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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문재인 대통령에 트리티 룸 깜짝공개 국빈방문급 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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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문재인 대통령에 트리티 룸 깜짝공개 국빈방문급 예우

입력
2017.06.3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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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찬 예정시간 35분이나 넘겨

“링컨 책상에 앉아보라” 권유도

“장진호 전투비 연설 감동적”

文대통령 칭찬으로 마무리

한미 양국 정상 간 상견례 및 만찬이 29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가 조지 워싱턴 초대 미국 대통령 초상화 아래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위에 있던 골프 선수인 지인들을 부르고 있다. 워싱턴=고영권기자
한미 양국 정상 간 상견례 및 만찬이 29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가 조지 워싱턴 초대 미국 대통령 초상화 아래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위에 있던 골프 선수인 지인들을 부르고 있다. 워싱턴=고영권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식 환영 만찬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백악관 개인 집무실인 트리티 룸을 전격 공개했다. 백악관 3층에 위치한 트리티 룸은 미 대통령의 사적인 공간으로 외국 정상들에게 좀체 공개하지 않는 비밀의 장소로 알려져 있다. 공식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에 나선 문 대통령을 향해 트럼프 대통령이 국빈방문(State Visit)급으로 극진한 예우를 한 셈이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29일(현지시간) 오후 6시 환영 만찬을 위해 백악관에 도착해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만났다. 10분간의 스탠딩 리셉션을 가진 뒤 이어진 만찬은 8시 5분까지 125분 동안 백악관에 마련된 국빈만찬장에서 이어졌다. 예정시간을 35분을 넘겨서야 끝이 났다. 양국 정상의 만찬은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이후 6년만이다.

만찬은 트럼프 대통령이 만찬 직후 트리티 룸을 소개하겠다고 즉석에서 제안하면서 길어졌다. 만찬을 마친 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문 대통령 부부를 환송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함께 탔고,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3층이 내 사적인 공간인데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당선되기 전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는지 몰랐다”며 “한 번 구경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층에 도착해 “이쪽 복도 끝에서 저기 끝까지가 내 사적인 공간이다. 외부인에게는 잘 공개하지 않는다”라며 문 대통령 부부를 트리티 룸으로 직접 안내했다. 통역을 제외한 누구도 동행하지 않았다.

트리티 룸에 보관된 책상은 링컨 대통령이 게티즈버그 연설문을 작성할 때 사용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 부부에게 방탄유리로 보호된 채 보관된 게티즈버그 연설문 원본을 보여주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링컨 룸도 공개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전쟁 당시 링컨 대통령이 사용한 책상이 있는 방과 링컨 대통령의 침실을 보여주며 문 대통령에게 직접 앉아보라고 권유했다”며 “문 대통령은 그 자리에 앉아 사진을 찍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 내외를 태운 의전 차량은 앞서 백악관 남동문, 남쪽현관을 거쳐 진입했다. 미 육·해·공·해병대 합동 의장대가 맞았다. 국빈방문 시에만 의장 도열 의전을 받지만 '공식실무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특별대우를 받았다. 공식 만찬에 앞서 중앙관저 외교접견실에서 간단한 상견례를 했다. 이동 중에 멜라니아 여사가 “여행은 어떠셨느냐"고 물었고, 김 여사는 "아주 즐겁게 보내고 있다. 지금은 한국시간으로 아침이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 ‘한미동맹, 평화와 번영을 위한 위대한 여정. 2017년 6월29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었다.

윤영찬 수석은 만찬 종료 후 브리핑에서 “대화의 분위기는 최초 다소 긴장된 분위기에서 시작됐으나 시간이 지나갈수록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을 마무리 하면서 ‘어제 콴티코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서 대통령께서 하신 연설을 봤다. 매우 훌륭하고 감동적인 연설이었다. 어제 연설에 대한 칭송의 얘기를 여기저기에서 들었다. 축하의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공식 만찬에는 우리 측 10명과 미국 측 10명이 함께했다. 우리 측에서는 문 대통령 내외 이외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 맥 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등이 배석했다. 다만 정상외교마다 빠지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워싱턴=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백악관 개인 집무실인 트리티 룸을 '깜짝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외국 정상에게 이 공간을 소개한 것은 처음이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백악관 개인 집무실인 트리티 룸을 '깜짝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외국 정상에게 이 공간을 소개한 것은 처음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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