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 “화성 사고현장, 교훈의 땅으로 거듭나길”
경기 화성시가 30일 오전 서신면 백미리 씨랜드 부지 인근 궁평리 솔밭에서 ‘씨랜드 화재희생 어린이 18주기 추모제’를 열었다. 화성시가 공식적으로 주관해 추모제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추모식에는 씨랜드 유가족 50여명과 채인석 화성시장, 화성시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아이야! 너는 어디에’라는 제목으로 관현악 오케스크라와 중창단이 추모공연에 이어 유가족이 작성한 회상편지 낭독과 시낭송, 추모사 등으로 진행됐다.
추모제에 참석한 유족들은 아이들의 영정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흐느꼈다.
유족대표 고석씨는 “18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상처는 조금씩 아물어가고 있다”며 “다시는 찾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이 땅(화성시)이 교훈의 땅, 희망의 장소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채인석 화성시장은 “씨랜드 참사 이후에도 경주 리조트 사고, 세월호 참사 등 시기와 장소만 달랐을 뿐 똑같은 사건이 잇따랐다”며 “참사에 대한 실질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 세력이 있어 매번 반복되는 것이다. 상식적인 나라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추모사를 낭독했다.
화성시는 이날 2019년까지 497억 원을 들여 씨랜드 사고현장인 서신민 백미리 363-1번지 일원 15만1,463㎡에 추모공간(330㎡)을 비롯해 숲속놀이터, 해누리축제광장, 책쉼터 등의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씨랜드 사건은 1999년 6월 30일 서신면 씨랜드 청소년 수련원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유치원생 19명과 인솔교사 및 강사 4명 등 23명이 숨진 사건이다. 당시 참사는 행정당국의 관리 감독 부실에 의한 인재였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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