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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통공사 ‘890억대 세금’ 소송서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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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통공사 ‘890억대 세금’ 소송서 패소

입력
2017.06.3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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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터미널 저가에 넘겨 불합리

인천시 지시 따랐어도 부당 거래”

인천 남구 관교동 인천종합터미널. 인천시 제공
인천 남구 관교동 인천종합터미널. 인천시 제공

현물 출자를 받았던 인천종합터미널 건물과 부지를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인천시에 반환한 인천교통공사가 890억원이 넘는 세금을 내게 됐다.

인천지법 제1행정부(부장 임민성)는 인천교통공사가 국세청을 상대로 낸 법인세 등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교통공사는 앞서 “인천시 지시로 터미널 건물과 부지를 저가에 반환했을 뿐 조세 포탈 목적이 있는 부당행위가 아니다”라며 2015년 2월 남인천세무서의 법인세 880억2,091만원과 부가가치세 14억3,195만원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냈다.

인천시는 2012년 5월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해 교통공사에 현물 출자한 터미널을 돌려 받아, 용도지역을 일반상업지역에서 중심상업지역으로 변경한 뒤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인천시는 같은 해 8월 일반상업지역에 해당한다는 전제 아래 나온 5,625억195만원의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교통공사로부터 터미널을 양도 받았다. 이후 2012년 9월 용도지역을 중심상업지역으로 변경한 뒤 2개 기관에 의뢰한 감정평가 결과는 각각 8,643억8,569만원과 8,720억5,487만원이었다.

남인천세무서는 2014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법인세 조사를 벌여 교통공사가 터미널을 중심상업지역이 아닌 일반상업지역으로 평가해 인천시에 양도한 것은 ‘자산을 시가보다 낮게 양도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세금을 부과했다. 교통공사는 이에 불복해 2015년 3월 조세심판원에 불과 처분 취소를 구하는 심판 청구를 했으나 이듬해 10월 기각 결정됐고 이후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부동산 양도계약을 체결하기 전부터 용도지역이 변경되면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하리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가격 상승이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약 3,059억원 상당의 시가 상승분을 포기하고 저가로 양도한 행위는 부자연스럽고 불합리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는 인천시의 지시에 따라 자신의 의사와 다른 결정을 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지시에 따랐다는 이유만으로 거래행위의 부당성을 부정할만한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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