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 당 지도부 개입 의혹을 제기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에 반발했다. 추 대표의 발언이 국민의당을 죽이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고, 검찰의 수사에 가이드라인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취지다.
박 비대위원장은 20일 ‘문준용 제보조작 파문’과 관련한 추 대표의 의혹 제기에 대해 “민주당은 때를 기다렸다는 듯 정략적으로 국민의당 죽이기 작전을 펼치고 있다”며 “추 대표가 거짓 선동으로 국민의당 죽이기에 나선 것을 즉각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여당 대표의 이런 발언은 검찰에게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민주당은 이유미 사건을 계기로 국민의당 죽이기에 나선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비대위원장은 추 대표의 발언을 정치음모라고도 몰아 세웠다. 그는 “이 기회에 국민의당을 짓밟고 인위적 정계개편으로 여소야대 정국을 타파하고 패권적 양당제로 가려는 정치음모를 드러냈다”며 “여당이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주고 거짓 선동하며 국민의당 죽이기에 나서면, 국민의당은 사즉생의 각오로 단호히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당의 대표격인 박 비대위원장이 대외적으로 여당과 각을 세웠지만, 비대위 회의에선 반대로 박 비대위원장에 대한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 김정화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최근 박 비대위원장이 ‘당 해체’를 언급한 것에 대해 “문제를 수습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할 당에서 ‘당을 해체해야 할 것이다’는 주장이 무책임하게 얘기되고 있다”며 “이는 원내 40석의 의석을 가진 공당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비대위원은 또 “국민의당과 안철수 전 대표의 책임이 전혀 없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국민의당 해체와 안 전 대표 정계은퇴가 목표가 아니라면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지도부와 혁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발언을 신중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