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최대 저수지이자 유명 낚시터인 진천 초평저수지에서 무허가 배 낚시가 활개를 치고 있다. 더욱이 무허가 낚싯배들은 이용객 안전장비를 갖추지 않아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도 당국은 수수방관만하고 있다.
29일 진천군과 초평저수지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초평저수지 내수면어업계원 26명은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147ha의 수면을 임대, 164개 수상 좌대를 설치하고 낚시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선 어족자원 보호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수상 좌대에서만 낚시가 허용된다.
하지만 일부 업자들은 낚시터 관리선으로 등록된 선박(FRP선)에 소형 모터를 달아 낚싯배로 제공하는 등 불법 영업을 일삼고 있다. 낚시터 관리선은 낚시꾼을 수상좌대까지 실어나를 수 있을 뿐 일체의 낚시 행위는 금지돼있다.
한 주민은 “일부 업자가 단속망을 피해 하루 4만원 가량을 받고 낚시꾼들에게 배를 내주고 있다”며 “가뭄으로 낚시꾼이 줄긴 했지만, 요즘도 하루 15척 이상의 불법 낚싯배가 뜨고 있다”고 귀띔했다.
주민들은 저수지내 선박 상당수가 당국에 등록조차 하지 않은 무허가 배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실제 초평저수지에서 운항되는 배는 70척이 넘지만 진천군이 선박으로 허가한 것은 36척에 불과하다. 저수지 내 선박의 절반 가량이 무허가라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불법 낚싯배는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를 전혀 갖추지 않아 사고위험이 높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지난 주말 친구들과 초평저수지를 찾았다는 이모(51·청주시 상당구)씨는 “폭이 좁은 작은 선박에서 구명조끼도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선 채로 낚시하는 모습을 보고 아찔한 생각이 들었다”며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가 시급한 것 같다”고 했다.
진천군 관계자는 “무허가 배낚시 신고가 들어와 단속을 나가긴 했지만 불법 현장을 포착한 적은 없다”며 “불법 영업을 근절하기 위해 농어촌공사측과 합동으로 현장 점검을 벌여 무등록 선박을 전량 폐기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청주와 진천 지역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초평저수지는 총 저수량 1,300만여 톤, 유역 면적이 133㎢에 이른다. 잉어 붕어 가물치 뱀장어가 많아 연간 3만여 명의 낚시꾼들이 찾아온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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