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스포츠도박을 했던 과거를 빌미로 옛 동료에게 돈을 뜯어낸 전직 축구선수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2단독 판사는 공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직 축구선수 김모(35)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김씨는 과거 자신과 함께 불법 스포츠도박을 했던 A(32)씨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접한 뒤 연인 등에게 “불법도박을 했다는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해 2012년 2월부터 9월까지 3차례에 걸쳐 838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네가 다니는 회사 홈페이지에 불법 스포츠도박을 한 사실을 올리겠다” , “결혼식 날 찾아가 불법 도박을 했다는 사실을 알리겠다”고 A씨를 수 차례 협박해 돈을 뜯어냈다. 협박은 2016년에도 이어졌다. A씨 부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A씨가 브로커 사칭해 사기친 돈을 달라”는 허위 글을 게시해 명예를 훼손한 데 이어, “남편이 불법 스포츠도박을 했다”는 내용의 음성파일을 보내기도 했다.
법원은 “피해자들이 금전적 손실은 물론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짐작된다”면서도 “피해자와 조건부로 합의한 점, 동종 범죄전력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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