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대 해양플랜트가 성공적으로 출항했다. 삼성중공업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 로열더치셸이 발주한 ‘프렐류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가 거제조선소에서 5년간의 건조를 마친 후 29일 출항했다고 밝혔다. 프렐류드 FLNG는 지난 2011년 6월 삼성중공업이 프랑스 기업 테크닙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셸로부터 34억달러(약 3조8,700억원)에 수주한 것으로 FLNG는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시추한 뒤 육상으로 이동하지 않고도 액화ㆍ저장ㆍ운송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첨단 해양플랜트를 말한다.
예인선에 끌려 이날 출항한 프렐류드 FLNG는 한 달 뒤 호주 북서부에 위치한 프렐류드 가스전 인근 해상에 도착해 이 곳에서 약 25년 동안 연간 360만톤의 액화천연가스(LNG), 130만톤의 천연가스 콘덴세이트, 40만톤의 액화석유가스(LPG)를 생산하게 된다.
프렐류드 FLNG의 길이와 폭은 각 488m, 74m로 축구장 4개를 이어 붙인 크기와 같다. 45만5,000㎥에 이르는 저장탱크 용량은 올림픽 규격 수영장 175개와 맞먹는 규모로 우리나라가 3일 동안 쓸 LNG를 저장할 수 있다. 이 설비에 사용된 강재 무게만 26만톤에 이르고 저장탱크를 모두 채울 경우 전체 중량은 항공모함 여섯 척에 해당하는 60만톤까지 불어난다. 프렐류드 FLNG는 2013년 11월 건조 후 처음 물에 띄우는 진수 공정 당시 세계 최대 중량물 진수 사례로 기록되기도 했다. 진수 후 핵심 공정인 8만톤 규모의 선체 상부 플랜트 설비 설치에는 1일 최대 4,000여명의 생산인력이 투입됐는데 이들이 모두 배에 오르는 데만 꼬박 1시간이 걸릴 정도였다.
삼성중공업은 프렐류드 FLNG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FLNG 4척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1척을 제외한 3척을 모두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프렐류드 FLNG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2015년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나스로부터 15억달러 규모의 FLNG ‘PFLNG-2’를 수주해 건조하고 있으며, 이달 초에는 모잠비크 코랄 FLNG를 약 25억달러에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프렐류드 FLNG의 성공적 출항은 한국 조선ㆍ해양플랜트 산업사에서 중요한 이정표”라며 “LNG 수요 증가로 다양한 LNG 관련 선박과 해양설비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이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한국 조선ㆍ해양플랜트 산업이 재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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