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평창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 제안을 환영하고 곧 문 대통령을 예방해 이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30일 막을 내리는 전북 무주 세계태권도연맹(WTF) 주최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29일 방한한 바흐 위원장은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지난 24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 축사에서 문 대통령의 제안이 인상적"이었다면서 "평화를 추구하는 올림픽 정신에 부합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곧 문 대통령을 만나서 남북단일팀 구성과 관련한 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새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이 귀국하면 바흐 위원장을 접견하고 남북 체육교류 방안 등을 협의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WTF 세계선수권대회 개막식 축사에서 "최초로 남북단일팀을 구성해 최고의 성적을 거둔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의 영광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다시 보고 싶다"며 사실상 남북단일팀 구성을 제안했다. 또 "남북선수단 동시 입장으로 세계인의 박수갈채를 받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며 "북한 응원단도 참가해 남북 화해의 전기를 마련하면 좋겠다"고 남북 스포츠 교류에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냈다.
바흐 위원장은 "IOC 차원에서 이미 북한올림픽위원회(NOC)에 평창올림픽 참가를 권유하고, 북한 선수들이 올림픽 출전 자격을 갖출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사를 건넸다"며 종목별 와일드카드 제도를 활용해 평창 올림픽 출전을 지원할 수 있다는 뜻도 전했다.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과 함께 방한한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남북 단일팀 구성에 관한 국내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 “IOC와 협의할 문제”라고 반복했던 만큼 이날 바흐 위원장의 발언으로 향후 남북 체육회담 테이블이 꾸려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이희범 2018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인천공항 귀빈실에서 바흐 위원장을 직접 맞이했다. 바흐 위원장은 "한국에 와서 기쁘다. 한국이 고유 스포츠인 태권도를 앞세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점을 축하하고자 왔다"면서 “7개월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것도 방문 목적의 하나"라고 방한 목적을 소개했다.
이희범 위원장은 "바흐 위원장이 한국 정부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면서 "다만 남북단일팀 구성에서 몇 가지 걸림돌은 남북한 NOC가 별도로 협의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바흐 위원장은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참관을 위해 곧바로 무주로 이동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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