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진흥아파트 경비초소 에어컨 설치
설치비ㆍ전기료 십시일반 부담 ‘상생’
지난해에도 경비원 복직ㆍ임금인상 배려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갑질’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강원 춘천시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경비초소에 에어컨을 선물했다는 훈훈한 소식이 들려왔다.
춘천 석사동 일명 애막골에 위치한 진흥아파트 주민들이 최근 경비실 4곳에 에어컨을 설치해 준 미담이 29일 알려졌다.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2월 경비실 에어컨 설치를 추진했다. 일정 온도 이상에서만 에어컨을 가동토록 하는 등 낭비요소를 없앨 것'을 약속, 주민들의 동의와 이해를 이끌어 냈다.
주민들은 초소 4곳의 에어컨 설치비용 155만원을 십시일반 부담했고, 매월 전기료 역시 흔쾌히 나눠 내기로 했다. 주민들의 배려로 경비원들은 후텁지근한 여름을 보다 쾌적하게 보낼 수 있게 됐다. 윤민섭 진흥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총무는 “밤낮으로 애쓰는 경비원들에게 조금이나마 더 나은 환경을 선물해주고 싶어 주진한 일”이라며 “입주민들의 흔쾌히 동의해줘 더불어 상생하는 아파트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진흥아파트 주민들의 배려는 이번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입주자대표회의는 2015년 12월 관리비 절감을 이유로 해고됐던 경비원 2명을 다시 채용했다. 경비원 임금 지급을 위해 매월 7,000원 가량을 더 부담해야 하지만 70% 가까운 주민이 선뜻 찬성 입장을 밝혔다.
입주자대표회의는 또 지난해 1월 연간 운영비 360만원을 삭감, 아파트 사무직과 기술직 근로자들의 기본급 5% 인상과 식비 3만원 인상을 결정했다. 경비직ㆍ청소직 근로자들에게도 최저임금에 맞춰 급여를 인상하고, 근무시간을 평일로 옮겨 토요일엔 쉴 수 있도록 배려 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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