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몰이 ‘직장인K’ 내달부터
당국, 2금융 대손충당금 높여
시중은행보다 낮은 대출금리로 돌풍을 이어가던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대표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키로 했다. 이미 올해 판매목표를 훌쩍 넘길 만큼 ‘과속’ 양상을 보이자 속도 조절에 나선 걸로 풀이된다.
케이뱅크는 29일 ‘직장인K 신용대출’ 판매를 다음달 1일부터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직장인K 신용대출은 최저 연 2.68%의 금리로 별도 서류 제출 없이 최대 1억원까지 대출해 주는 상품이다. 앞서 지난 15일 한도거래(마이너스 통장) 방식의 판매를 중단한 데 이어 다음달부터는 원리금 균등ㆍ만기일시 상환 방식까지 모두 판매를 멈추겠다는 것이다.
이는 애초 예상보다 훨씬 빠른 대출증가에 대한 사전 대응 성격이 짙다. 올 4월 출범한 케이뱅크는 올해 대출 목표치(5,000억원)를 불과 출범 70일 만에 달성한 데 이어 최근엔 대출규모가 5,700억원까지 늘었다. 월 평균 2,000억원 가량인 케이뱅크의 여신 증가세는 지난해 8개 시중은행의 월평균 가계신용대출 순증액(1,145억원)의 2배에 가깝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비대면인 인터넷은행의 특성상 창구에서 다른 상품을 권유하는 영업방식이 불가능해 판매 일시 중단으로 대출속도를 조절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조만간 별도의 마이너스 통장 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직장인K 신용대출도 금리 조정 등 재정비 작업을 거쳐 판매를 재개할 방침이다. 다만 기존의 중금리 대출인 ‘슬림K’와 소액 마이너스통장 대출 ‘미니K’ 판매는 유지된다. 하반기엔 주택담보대출과 자영업자를 위한 소호(SOHO)대출 등 신규상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대출 규모 증가에 맞춰 연내 증자를 위한 주주사들과의 본격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날부터 2금융권의 고위험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기준을 높여 적용한다고 밝혔다. 강화된 충당금 기준을 적용 받는 곳은 저축은행, 상호금융, 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들이다. 저축은행에선 금리 연 20% 이상 대출은 고금리 대출로 분류하고 연체시 추가로 충당금을 50%(기존 20%) 더 쌓아야 한다. 카드사는 2개 이상 카드대출을 쓰는 다중채무자 대출에 30% 추가 충당금을 쌓도록 했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대출의 위험비용이 커지는 만큼 앞으로 대폭 줄일 수밖에 없다”며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심사도 훨씬 깐깐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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