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개 기업에 48억원 인센티브
사회적기업가 MBA 과정 개설도
‘사회적 가치 창출’ 경영 철학 명시
2007년은 한국 사회적기업의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되는 해다. 그 해 7월 1일 사회적기업법이 시행돼 장애인 노인 등 취약계층에 사회서비스와 일자리를 제공하는 ‘착한 기업’들이 정부의 인증과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리고 3개월 뒤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솜이재단이 국내 1호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 당시만해도 개념조차 낯설었던 사회적기업은 이후 10년간 30배 이상 증가했고, 이들의 성장에는 SK그룹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29일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 따르면 2007년 55개였던 인증 사회적기업은 올해 5월 기준 1,741개로 늘었다. 현재 사회적기업이 고용하고 있는 인원은 3만8,146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취약계층이 2만3,399명이다. 이런 성장 과정에서 SK는 사회적기업이 얼마만큼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지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시스템을 개발했고, 이를 근거로 일자리 창출과 사회 서비스 제공에 기여한 기업들에게 사회성과인센티브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4월 93개 사회적기업에 48억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SK는 2013년 KAIST와 협력해 사회적기업가 MBA 과정을 개설했다.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창업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다. 작년까지 배출된 졸업생 중 91%가 창업에 성공했고, 22%가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SK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에 향후 5년간 125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SK는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주요 계열사 정관에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경영 목표를 반영했다. SK의 경영철학을 담은 SKMS(SK 매니지먼트 시스템)에도 ‘기업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사회와 더불어 성장한다’고 명시됐다.
최태원 SK회장도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다. 2014년에는 ‘새로운 모색, 사회적기업’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사회적기업이 사회적 혁신을 촉진할 것으로 믿는 최 회장은 “향후 10년간 사회적기업을 10만개까지 늘리자”며 “사회적 기업이 늘어나면 영리기업에게도 영감을 줘서 사회의 행복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SK 관계자는 “사회적기업이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성과인센티브(자본), 사회적기업가 MBA(인재), SK가 설립한 사회적기업인 행복나래(인프라) 등을 잘 조화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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