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 반환 20주년(7월 1일) 기념식 참석차 29일 홍콩에 도착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일국양제(一國兩制ㆍ한 국가 두 체제) 실시에 대한 확고부동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시 주석의 이번 홍콩 방문은 2013년 취임 후 처음이다.
시 주석은 이날 낮 12시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전용기 편으로 홍콩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시 주석은 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부주석 재임 시절인 2008년 이후 9년 만의 방문임을 언급한 뒤 “홍콩특별행정구가 20년간 얻은 거대한 성과를 축하하며 앞으로 더 좋은 성과가 있길 축원한다”면서 “홍콩 각계와 함께 지난 20년의 경험을 모아 미래를 전망하고 일국양제가 안정적으로 실현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이 공항에서 시 주석 전용기에 올라 영접했으며 홍콩 주민 수십 명이 오성홍기와 홍콩기를 흔들며 환영했다. 중국중앙(CC)TV와 홍콩 TVB 방송 등은 시 주석의 공항 도착과 기자회견 등을 생중계했다.
시 주석은 사흘간 홍콩에 머물면서 대형 문화공원인 서구문화구(西九文化區), 홍콩ㆍ주하이(珠海)ㆍ마카오를 연결한 강주아오(港珠澳) 대교 건설현장, 중국 인민해방군 홍콩 주둔 부대 등을 방문한다. 또 내달 1일에는 주권 반환 2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 당선인의 취임 선서도 주관한다.
홍콩 정부는 전체 경찰관의 3분의 1이 넘는 1만1,000명을 동원해 24시간 경비 태세에 들어갔다. 시 주석 내외와 수행단 숙소인 완차이(灣仔) 르네상스호텔과 그랜드 하얏트호텔은 이날부터 일반인의 예약을 받지 않았고, 두 호텔과 주권 반환 20주년 기념행사가 열릴 컨벤션전시센터 부근에는 테러 방지 등을 위해 2톤 무게의 초대형 플라스틱 바리케이드 300개도 설치됐다.
하지만 민간인권진선(民間人權陣線) 등 시민단체가 시 주석 방문 기간 빅토리아공원 등지에서 대규모 민주화 요구 시위와 거리행진을 벌일 예정이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전날에도 홍콩 우산혁명의 주역 조슈아 웡(黃之鋒) 데모시스토당 비서장 등이 진쯔징(金紫荊)광장에서 1997년 중국 당국이 주권 반환을 기념해 선물한 골든 바우히니아 상을 점거한 채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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