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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대첩지 우수영, 문화마을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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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대첩지 우수영, 문화마을로 거듭났다.

입력
2017.06.2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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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미술프로젝트 다음달 4일 개막

벽화ㆍ예술의 집 등 67개 작품 완성

볼거리ㆍ즐길거리ㆍ먹거리 풍성

전남 해남 우수영문화마을 벽화. 아름다운맵 제공
전남 해남 우수영문화마을 벽화. 아름다운맵 제공

구국의 성지로 알려진 전남 해남군 문내면 우수영마을이 공공미술프로젝트를 통해 새롭게 거듭났다.

해남군과 (재)아름다운맵은 다음달 4일 우수영 여객선터미널 일원에서 ‘우수영문화마을-공공미술프로젝트’ 개막식을 갖는다고 29일 밝혔다.

문화관광체육부가 추진하는 이 프로젝트는 2015년부터 3년 동안 사업비 11억원을 들여 우수영 내 10개 자연마을에 회화와 조각, 영상미디어, 공예, 퍼포먼스 등 67개 공공미술 작품을 설치해 ‘지붕 없는 미술관’을 만드는 것이 골자다.

이번 사업의 주제는 ‘소울(soul)’이다. 영어 단어가 뜻하는 그대로 ‘정신’, ‘혼’을 담았으며, ‘울돌목의 미소’라는 의미로 한자인 웃을 소(笑)와 울돌목의 ‘울’이 합쳐진 신조어다.

우수영문화마을에 설치된 67개 미술작품에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 정신이 묻어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벽화와 조형작품, 빈집을 갤러리로 바꾼 아트하우스, 만화갤러리, 커뮤니티센터, 길 갤러리 등이 눈에 띈다.

아트하우스 중에는 일제 강점기 때 문내면에서 운영하던 ‘민립상회’가 예술가들의 손길을 거쳐 예술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옛 모습을 간진한 ‘제일여관’은 5개의 갤러리와 예술카페로 만들었다. 여관 객실을 단장해 시장풍경, 이순신의 아카이브방, 추억교실, 음악소리와 빛을 테마로 한 갤러리 등으로 꾸며 관람객에게 가장 사랑 받는 곳으로 꾸몄다.

이순신 장군과 명량대첩, 우수영마을 이야기로 구성된 부조벽화, 주민들이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아카이브관과 생활사갤러리 등도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들 작품들은 3년에 걸쳐 마을 입구부터 약 2㎞ 구간에 설치돼 길을 걸으며 작품감상과 마을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조성됐다.

이순신 장군의 숨결이 살아있는 우수영이 문화마을로 거듭나게 된 것은 역사문화적 배경이 다른 곳에 비해 뛰어나기 때문이다. 우수영은 조선시대 전라우도 수군의 본영으로 약 500년 동안 서남해 바다를 지켜온 호국의 상징인 명량대첩을 치렀던 곳이다. 특히 강강술래 발상지로 주민들이 부녀농요와 들소리 등 다양한 전통민속예술을 만들고 전승하는 등 예술에 대한 깊은 조예와 탁월한 소양을 지닌 역사문화마을이기도 하다. 법정스님의 생가도 있다. 옛 문내시장 터가 남아 있어 향토색 짙은 먹거리도 풍성하다.

한때 영화를 누리던 우수영은 1970년대 이후 관공서와 학교 등이 이전하고 1984년 진도대교 개통으로 항구의 역할이 약해지면서 마을은 급속히 쇠락하면서 폐촌 위기에 처했다. 그러던 중 2014년 개봉한 영화 ‘명량’의 성공으로 세간을 주목을 받게 된 뒤 공공미술사업에 응모해 문화마을로 거듭나게 됐다.

우수영의 공공미술프로젝트가 전국에 알려지면서 이 곳은 찾는 이들이 점차 늘어 거리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우수영문화마을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해남군의 지속적인 지원과 주민들의 열정적인 참여, 예술가들의 창작혼이 삼위일체를 이루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이끌어 온 김해곤 총괄감독은 “우수영은 멈추지 않은 역동의 울돌목과 명량대첩 전장의 유적지, 유구한 시간 위에 예술이 살포시 내려 앉아 한 폭의 그림 같은 마을로 변화하고 있다”며 “역사와 문화가 소통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마을로 거듭나 지구촌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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