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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복수혈전?' 4년 전 벨린저를 외면한 양키스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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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복수혈전?' 4년 전 벨린저를 외면한 양키스의 눈물

입력
2017.06.2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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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디 벨린저/사진=다저스 트위터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깡마른 고등학생 코디 벨린저(22ㆍLA다저스)가 드래프트를 앞두고 전직 무명 메이저리거였던 아버지 클레이 벨린저(49)와 함께 양키 스타디움을 찾은 건 지난 2013년이다. 뉴욕주 태생으로 뉴욕 양키스에서 뛰었던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과 같은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길 원했다. 드래프트에 앞서 양키스가 실시한 사전 워크아웃에 초대된 아들은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기대에 걸맞은 멋진 아치를 그려댔다.

그러나 그해 양키스는 아들 벨린저를 외면했다. 키가 190cm를 훌쩍 넘었지만 몸무게는 불과 170파운드(77kg)밖에 나가지 않는 앳된 고교생 타자에게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한 탓이다. 아버지 벨린저는 뉴욕 데일리 뉴스와 인터뷰에서 "그때가 아마도 아들이 빅리그 구장에서 때린 첫 홈런이었을 것"이라며 "분명히 그들의 주의를 끌 만했지만 비쩍 마른데다 보통의 스카우트들은 그 당시 아들보다는 더 다듬어진 타자를 원하기 마련"이라고 회상했다.

그래도 아버지는 "사실 아들은 내가 양키스를 떠났을 때(방출) 화가 나선 그때부터 보스턴 팬이 됐다"면서 "그래도 양키스가 뽑아줬다면 좋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양키스는 1라운드 32번째로 201cm의 대학생 애런 저지(25ㆍ양키스)를 지명했고 벨린저는 4라운드 124번째 순번까지 밀린 끝에 다저스의 선택을 받았다. 만약 다저스에 호명되기 전까지 양키스가 행사한 5번의 지명권 중 하나가 벨린저에게 갔다면 4년 뒤 메이저리그 역사는 확 달라졌을지 모른다.

2017년 전반기는 역대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두 루키 저지와 벨린저의 양대 리그 홈런왕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나란히 동부와 서부를 대표하는 뉴욕과 LA라는 대도시를 연고로 하는 명문구단에 혜성처럼 등장해 리그를 집어삼킬 듯 무서운 홈런포를 연일 쏘아대고 있다.

29일(한국시간) 경기 전까지 저지는 264타수 26홈런으로 10.2타수당 하나 꼴로 대포를 터뜨렸다. 2.81경기당 1개의 홈런 페이스를 그대로 유지하면 56.1개가 가능하다. 잔여 87경기에서 평균 4타수씩 계산을 하면 최대 60.1홈런이 된다. 팀 내 부상 선수들로 인해 뒤늦게 콜업이 된 벨린저는 220타수 24홈런으로 9.3타수당 하나를 때렸다. 2.46경기당 1개를 잔여 경기 수(83경기)에 대입하면 57.7개가 나오고 타수당으로는 저지와 같은 60.1홈런이다.

전체를 놓고 보면 타율 0.333의 저지가 앞서지만 2016년 말 빅리그에서 뛰어본 2년차 루키 저지에 비해 100% 신인인 벨린저(0.273)의 파워와 적응력이 더 놀랍다는 평가도 나온다.

벨린저는 전설이 된 홈런왕 '빅맥' 마크 맥과이어(54)를 추격하고 있다. 역대 메이저리그 신인 중 전반기 최다 홈런은 1987년 맥과이어가 작성한 33개(80경기)다. 그해 맥과이어는 루키 역사상 압도적 최다인 49개로 홈런왕에 올랐다. 2위는 2014년 쿠바 출신 강자타 호세 아브레유(30ㆍ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전반기 82경기에서 29개를 때렸다. 류현진(30)의 동료 벨린저는 90경기에서 23개를 친 호세 칸세코(53)를 이미 넘어서 저지와 역대 3위 자리를 다투고 있다.

벨린저가 체력 소모와 견제가 극심해질 후반기에도 같은 페이스를 유지할지는 불투명하다. 부상이라는 돌발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가 지닌 타격 기술의 강점을 보면 가능성은 살아있다는 진단이다. 대부분의 루키가 패스트볼(빠른 공)을 잘 치고 변화구에 약한 데 비해 벨린저는 예술적인 어퍼컷 스윙을 앞세워 체인지업과 커브 등의 오프 스피드 구질에 훨씬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어서다.

ESPN 스태츠의 기록 분석 자료에 따르면 벨린저는 빠른 공 성적(타율/출루율/장타율 .236/.306/.545ㆍ12.22타수당 1홈런)에 비해 오프 스피드 피칭 공략(.310/.351/.851ㆍ6.69타수당 1홈런)이 월등하게 좋게 나타난다.

어퍼컷 스윙이 나오는 궤적상 필연적으로 몸쪽에 약할 수밖에 없고 실제 몸쪽 빠른 공(.176/.200/.412)에 약점을 보인다. 그러나 투수들이 쉽게 던질 수 없는 코스인데다 하루가 다른 적응력으로 나름 극복해나가는 과정은 꾸준한 활약을 예감케 한다. 4년 전 양키스는 알아보지 못했던 벨린저를 붙잡은 로건 와이트(55) 전 다저스 스카우팅 국장은 "벨린저는 좋은 스윙을 갖고 있었다"면서 "그의 운동능력과 수비력도 항상 눈여겨봤다. 물론 지금처럼 잘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도박이 아니었다. 우리는 그를 1라운드 후반이나 2라운드 초반급 재능으로 봤다"고 했다. 네드 콜레티(63) 당시 다저스 단장은 "배우고 이해하고 조정하는 학습 능력이 빨라 기다리면 될 거라 자신했다"고 떠올렸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칼럼니스트 조나 케리는 "지난해 100타석(95타석) 가까이 빅리그를 경험했고 손꼽히는 타자 친화적 홈구장을 사용하는 저지와 달리 벨린저는 4살이나 어린 나이에 덜 공격적이고 장타가 잘 나오지 않는 곳에서 이런 성적을 내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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