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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은 ‘현능(賢能)주의’ 본보기

입력
2017.06.2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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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모델

대니얼 벨 지음ㆍ김기협 옮김

서해문집 발행ㆍ432쪽ㆍ1만9,500원

먼저 이 대니얼 벨은 ‘이데올로기의 종언’으로 유명한 그 대니얼 벨과 다른, 동명이인으로 캐나다 출신 유학자(儒學者)다. 그는 중국 공산당의 일당독재 모델을 메리토크라시(Meritocracy)라 부른다. 보통 메리토크라시는 수능점수, 박사학위 같은 계량적 지표로 환원되는 실력주의ㆍ능력주의를 의미한다. 동시에 이 표현은 대체로 뛰어난 개인들에게 특권을 부여하는 귀족정을 지향하기에, 좀 멍청하기도 하고 좀 비겁하기도 한 보통의 장삼이사들이 정치하는 게 최선이라는 민주정 지지자들은 기를 쓰고 반대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그러나 저자는 하나 더 얹는다. 중국의 메리토크라시는 단순한 능력주의를 너머 품성까지 훌륭하다는 의미를 포함하기에 아예 ‘현능(賢能)주의’라 부르자고 제안한다. ‘능(能)’하기도 하지만 ‘현(賢)’하기도 하다는 얘기다. 척 봐도 아예 대놓고 중국 정부의 프로파간다를 자처하는 셈인데, 출간 즉시 이 책이 논란을 불러일으킨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저자는 현능주의 모델이 성공하려면 결국 중국이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식으로 여러 차례 후퇴를 거듭한다. 그럼에도 지방정부 차원에서는 민주주의를,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지방정부에서 능력과 리더십과 도덕성을 검증받은 정치인들이 중앙정부로 올라가 장악하는 현능주의를 적용하는 것이 지지부진한 민주주의의 대안이라는 점에선 물러서지 않는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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