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실장 “앉으셔야 한다”에도 간담회 이어가
동행 기자단에는 “정상회담 성공 도와 달라”
문재인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각) 한미 정상회담 차 미국으로 향하는 기내에서 기자간담회 도중 급작스러운 난기류를 만났다. 기체가 크게 출렁였고, “자리에 앉아달라”는 기장의 안내 방송이 이어졌다. 기자석에서도 “어어” 당황한 목소리가 나왔다.
주영훈 대통령 경호실장은 즉시 “대통령님, 비행규정상 앉으셔야 합니다. 기자단 여러분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며 간담회 정리에 나섰다. 이에 문 대통령은 잠시 휘청거렸던 몸의 중심을 잡더니 “조금만 더하겠습니다”고 했다. 특전사 출신이라는 것을 증명하듯이 전혀 당황한 기색 없이 기자들의 답변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 주변에 있던 윤영찬 청와대 홍보수석과 박수현 대변인, 권혁기 춘추관장 등이 말렸지만 문 대통령은 이를 정중히 사양했다. 이에 앞서 기자단 좌석을 돌며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등 언론과 스킨십을 갖는데 주력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20분간 기자단 질문에 답한 뒤 “하나만 부탁 드린다”면서 운을 뗐다. 이어“새 정부의 첫 해외순방이고 한미정상회담인 만큼 저희도 열심히 노력할 테니 성공을 거둘 수 있게 취재진 여러분도 도와달라"면서 “회담의 성공 여부의 절만은 저와 우리 외교팀의 노력에 달린 것이라면, 절반은 함께 가는 취재진, 언론에 달렸다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을 동시에 만족시킬 방안을 묻는 질문에도 “답을 언론에서도 주셔야 한다”면서 “아직 대한민국 언론에서 그런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 방안을 찾는 게 우리 과제고 한미 정상회담부터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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