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30ㆍ샌프란시스코)이 보란 듯이 최고의 한방을 날렸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첫 안타를 홈런포로 신고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황재균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와 홈 경기에 5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황재균의 대포는 세 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황재균은 3-3으로 맞선 6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좌완 선발 카일 프리랜드의 3구째 시속 145㎞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펜스를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하게 한 큼지막한 대포였다. 비거리는 127m로 측정됐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인 경우 동료들이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홈런 타자를 장난 삼아 모르는 척 하는 경우가 많지만 샌프랜시스코 선수들은 역전 홈런을 터뜨린 황재균을 아낌없이 축하해줬다.
앞서 황재균은 팀이 0-2회 뒤진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의 빅리그 첫 타석에서 3루수 땅볼로 물러났고, 두 번째 타석에서는 첫 타점을 올렸다. 4회말 1사 1ㆍ3루 기회에서 프리랜드의 4구째 시속 142㎞ 투심 패스트볼을 노렸고, 원바운드로 투수 앞을 향한 강습 타구는 프리랜드의 글러브에 맞고 튀었다. 프리랜드는 다시 공을 잡아 1루로 송구했고, 황재균은 전력 질주했지만 1루에서 아웃 됐다. 그 사이 3루 주자 조 패닉은 홈을 밟았다.
황재균의 타점으로 1-2로 추격한 샌프란시스코는 닉 헌들리의 투런포로 3-2로 역전했다. 황재균은 세 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린 뒤 5-3으로 앞선 8회말 2사 2루에서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섰고, 포수의 실수로 2사 3루의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풀카운트 접전 끝에 불펜 투수 조단 라일즈한테 루킹 삼진을 당했다. 황재균은 9회초 수비 때 디나드 스팬으로 교체됐다.
이날 샌프란시스코가 5-3으로 승리하면서 황재균의 데뷔 첫 안타는 결승타점으로 기록됐다. 지난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황재균은 국내 구단들의 거액 제의를 뿌리치고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을 맺었다. 그는 마이너리그에서 3개월의 기다림 끝에 새 팀을 찾거나, 한국행을 고려했으나 극적으로 콜업 소식을 들었고, 결국 이날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아 화려한 데뷔전을 치렀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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