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끊임 없는 국방비 분담금 증액 요구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들이 결국 손을 들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28일(현지시간) 나토 회원국의 국방비 지출 증가 계획을 밝힘에 따라 대서양 양안 간 관계 개선이 점쳐지고 있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원국들이 올해 국방비 지출을 4.3%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러한 계획이 “어떠한 공격에 직면해도 우리의 동맹이 굳건히 단결하고 있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회원국 국방비) 증가하는 추세며, 우리는 이 흐름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압박에 대한 반응”이라고 전했다.
새로 발표된 계획대로라면 미국을 제외한 나토 회원국들의 국방비는 올해 2,770억달러로 올라설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120억달러 높아진 액수로 전년 국방비 인상율(3.3%)에 비해서도 큰 증가폭이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이 내는 나토 분담금(전체 70%)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수준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꾸중’을 다시 들을 여지는 남아있다고 WP는 지적했다. 현재 29개 나토 회원국 중 국내총생산(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나라는 5개국에 불과하다.
한편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과 함께 나토 분담금에 관한 기존의 약속을 다시금 강조했다. 매티스 장관은 “(동맹국이 국방비 증액 약속을 지킨다면) 나토 제5조 안보 보장을 위한 미국의 약속도 지켜질 것”이라며 “지난 수십년간 우리는 이같은 약속을 확고히 지켜왔고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미국 국민 앞에서 이를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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