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우산혁명 주역 조슈아 웡(黃之鋒ㆍ21) 데모시스토(香港衆志)당 비서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홍콩 방문(29일)을 앞두고 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체포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웡 비서장과 네이선 로(羅冠聰) 데모시스토당 주석, 렁쿽훙(梁國雄) 전 사회민주연선 주석 등 홍콩 범민주파 활동가 약 25명은 28일 오후 6시쯤부터 중국 당국이 1997년 주권반환을 기념해 선물한 골든 바우히니아(金紫荊) 상을 점거한 채 시위를 벌였다. 웡 비서장 등은 ‘홍콩 시민은 진정한 보통선거를 원한다’고 적힌 검은색 플래카드를 골든 바우히니아상에 붙인 채 “시진핑은 눈이 멀었다” 등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는 경찰이 설치한 바리케이드에 둘러싸여 경찰관 약 400명과 대치하다 8시 20분쯤 경찰에 강제 연행됐다.
시위대 대부분이 자진해서 연행됐지만, 웡 비서장과 로 주석 등은 바닥에 누운 채 버티다가 여러 경찰관에 들린 채 끌려갔다. 웡 비서장은 경찰 밴에 오르면서까지 “다음 달 1일(홍콩 주권 반환일) 시위를 벌이자”며 동참을 촉구했다. 일부 시위대는 바우히니아상에 쇠사슬로 몸을 묶은 채 1시간 가량 더 저항하다 끝내 연행됐다.
데모시스토당은 웡 비서장과 로 주석 등이 공적 불법 방해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데모시스토당은 야만 정권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기 위해 밤새 “블랙 바우히니아”상을 점거할 계획이었으며 시 주석과 국제 사회에 민주주의와 자결권을 보여주기 위해 시민행동을 계속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블랙 바우히니아상은 웡 비서장 등이 앞서 26일 주권반환 해인 1997년 이후 대형 정치적 실수를 한 홍콩 당국에 대한 실망을 표현하기 위해 골든 바우히니아 상에 검은 천을 씌우는 시위를 한 데서 온 말이다.
한편 시 주석은 29일부터 사흘간 홍콩을 방문해 골든 바우히니아 광장에서 진행될 홍콩 반환 20주년 기념식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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