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제출 보고서 검토 "충분한 교육·훈련 없이 살수"
고(故) 백남기 농민이 쓰러질 당시 살수차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정황이 경찰 내부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의 '고 백남기 농민 변호인단'은 28일 “경찰이 법원에 제출한 청문감사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과연 살수차 사용이 적절히 관리된 것인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재작년 11월 14일 백씨가 경찰 살수차 물에 맞고 쓰러질 당시 현장 관계자들의 진술 등을 담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법원 제출 명령을 이행하지 않다가 입장을 바꿔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42부(부장 김한성)에 제출했다.
변호인단은 “보고서에 따르면 살수차를 조작했던 경찰관 중 한 명은 이날 집회는 물론이고 야간살수 경험조차 처음이었으며, 살수차 운용지침도 사건 전날에야 처음 본 것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국민 생명과 신체를 위협할 수 있는 살수차를, 충분한 교육과 훈련 없이 운용하도록 한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변호인단은 또 백씨에게 물을 뿌렸다는 첫 보고가 휴대폰 메신저로 이뤄진 점을 언급하면서 "집회 현장에서 살수차 운용 보고 및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구심이 든다”고도 했다. 경찰이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시점까지 살수차를 직접 조작한 요원들을 조사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해당 요원을 조사하기도 전에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상황을 모른 채 직사로 살수했다'고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것이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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