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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다… 콩쿠르 우승해서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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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다… 콩쿠르 우승해서가 아니라…”

입력
2017.06.2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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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

한국인 첫 우승자 선우예권씨

“어느때보다 노력 많이 했기 때문”

한국인 최초로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콩쿠르에서 연주했던 곡을 들려주고 있다. 목 프로덕션 제공
한국인 최초로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콩쿠르에서 연주했던 곡을 들려주고 있다. 목 프로덕션 제공

“무엇보다 인생에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굉장히 컸어요.”

쇼팽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견주는 세계적 대회인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지난 10일(현지시간)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28)에게 이번 콩쿠르는 복합적인 의미가 담겨 있었다. 주요 콩쿠르에는 나이 제한이 있어 20대 후반인 그에게는 마지막 메이저 콩쿠르 도전과 같았다. 이 콩쿠르 이전에도 이미 국제 대회에서 7번의 우승을 차지했던 그가 또 콩쿠르에 참가한 이유는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우승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우승해서 후회가 없다기보다는 준비와 노력을 그만큼 많이 했기 때문에 후회가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선우예권이 간담회에서 지속적으로 언급한 후회는 자신의 ‘완벽하지 않은 콩쿠르 준비’였다. 그는 2015년 조성진이 우승한 쇼팽 콩쿠르에서 예선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은 적이 있다. 예선이 치러지기 불과 이틀 전 자신이 우승을 차지했던 인터내셔널 저먼 피아노 어워드와 동시에 준비하기가 쉽지 않았던 탓이다. 그는 “두 대회를 동시에 준비하는 게 어렵기도 했지만 순전히 개인적인 소홀함과 나태함 때문”이라며 “이미 피아노 앞에 앉았을 때 스스로 준비가 안 된 걸 알아서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30세를 넘긴 뒤 콩쿠르에 대한 후회를 계속 남기고 싶지 않아 그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 다시 도전했다. 다른 콩쿠르보다 5, 6배는 더 준비했다. 주변에서 ‘이렇게 일찍 준비해서 금방 지치는 거 아니냐’고 우려할 정도로 선우예권은 치밀하게 준비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빡빡한 일정으로도 유명하다. 2주가 넘는 대회 기간에 예선부터 결선까지 모두 6번을 연주해야 한다. 총 연주 시간만 4시간이 넘는다. 피아노 독주회를 두 번 열 수 있을 정도의 프로그램과 피아노 협주곡 2곡, 실내악곡까지 연주해야 한다. 부담도 적지 않았다. 선우예권은 결선 진출자를 발표하는 자리에서는 “다리가 휘청거려 의자에 머리를 부딪히기도 했다”며 자신을 압박한 긴장감을 털어놨다.

“서른 이전 마지막 도전이었죠”

콩쿠르 연주 앨범 8월 발매

그럼에도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로는 “연주 자체에 집중하려 한 것”을 꼽았다. “콩쿠르와 연주회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제 장점을 표출할 수 있는 곡들로 프로그램의 다양성에 초점을 많이 뒀고요.” 콩쿠르 우승 직후 심사위원들은 그의 노력을 알아봤다. 심사위원들은 선우예권에게 “연주에 완전히 동의하지 않더라도 설득당할 만큼 설득력 있는 연주였다”는 말을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연주한 12곡 중 애착이 가는 곡으로는 1차 라운드에서 연주한 리스트 편곡의 슈베르트 가곡 ‘리타나이’를 꼽았다. 이 곡을 연주하면서 ‘자신을 내려놓고 음악에 맡기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선우예권이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연주했던 곡들은 오는 8월 유명 클래식 레이블 데카를 통해 발매되는 앨범으로 감상할 수 있다. 콩쿠르 우승 이전에 잡혀 있던 12월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독주회 티켓은 우승 소식이 전해진 당일 매진돼 12월 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의 독주회를 추가할 계획이다. 선우예권은 “음악을 하면서 스스로 치유하고 행복함을 느낀다. 이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한국인 최초로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선우예권이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목 프로덕션 제공
한국인 최초로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선우예권이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목 프로덕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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