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ㆍ노년 저소득 10명 중 8명, 기초연금 외 아무런 연금 없어
사회안전망 여전히 구멍 숭숭
빈곤층 3분의 1은 현행 소득보장제도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ㆍ노년 저소득층 10명 중 8명은 65세가 되어도 기초연금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연금도 받지 못할 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사회안전망의 구멍이 여전히 숭숭 뚫려있다는 얘기다.
28일 학술지 한국사회정책 최근호에 실린 ‘한국 소득보장제도군의 효과성 평가’에 따르면 가구 시장소득이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빈곤층은 전체 인구의 19.5%로 추산됐다. 2015년 18세 이상의 조사 내용을 담은 10차 한국복지패널 자료가 활용됐다. 이런 빈곤층 가운데 공적연금과 기초연금,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근로장려세제(EITC), 고용보험급여(실업급여) 등 5대 소득보장제도의 수혜를 하나도 받지 못하는 비율은 35.8%에 달했다. 빈곤층 3명 중 1명은 소득 사회안전망 밖에 머물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일할 수 있는 나이(18~64세)에 실직(연간 6개월 이하 취업자)한 빈곤층은 57.3%가 5대 소득보장제도의 수혜를 전혀 받지 못했다. 3년 연속 빈곤층에 속한 ‘장기빈곤층’은 전체 인구의 13%로 추정됐으며, 이들 가운데 수급을 전혀 받지 못하는 비율은 22.0%였다. 논문을 쓴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근로 능력이 있는 빈곤층에 대해 현재 소득보장제도가 충분히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며 “근로 연령층 대상의 소득보장제도를 개선하거나 새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각종 연금 역시 사각지대가 넓었다. 보건사회연구원이 감사원에 제출한 ‘고령사회 대비 노후소득보장체계 성과분석’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38~63세 중ㆍ노년 저소득층(소득 하위 20%) 중 65세가 됐을 때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 퇴직연금 가운데 최소 한 가지 이상을 받을 수 있는 비율은 고작 17.9%에 그쳤다. 나머지 82.1%는 기초연금을 제외한 아무런 연금도 받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소득 2분위(소득 하위 20~40%) 역시도 연금 수급 비율이 48.1%에 불과했다. 반면 최상위 소득계층인 소득 5분위(상위 20%) 대부분(98.7%)은 한 가지 이상의 연금을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3, 4분위는 각각 연금 수급 예상자 비율이 80.6%, 89.3%로 추산됐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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