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2017 60+시니어 일자리 한마당'이 열렸다. 이날 킨텍스를 찾은 일흔다섯의 정병직 할아버지가 구직활동을 위해 홍보부스 곳곳을 돌며 일 할만한 곳의 정보를 알아 보고 있었다. 회사를 정하고 이력서에 붙일 증명사진도 찍었다. 사진을 기다리며 이력서를 작성하고 잠시 쉬는 동안 할아버지의 표정은 소풍 전날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아이처럼 설레여 보인다. 얼마를 기다려 증명사진을 찾아 이력서에 붙였다.
이력서를 써 내려 갈 때마다 펜 끝이 떨린다. 필시 채용의 부담 때문이리라... 한자 한자 정성스레 작성 후 다시 한번 꼼꼼하게 살펴봤다. 부족한 부분이나 틀리게 작성된 부분은 없나...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이 정도면 됐다는 확신이 들었는지 희망하는 회사의 부스로 가 채용 관계자와 만났다. 간단한 면접임에도 떨리는 건 어쩔수가 없나 보다. 애써 웃으며 질문에 답하고 궁금한 부분은 질문도 했다.
면접을 마치고 부스를 벗어나자 마음이 홀가분해 지셨는지 할아버지의 표정이 밝다. 긴장됐던 면접은 끝났다. 이제 남은 건 회사의 연락을 기다리는 일...가장 중요하고 큰 일이지만 어찌됐건 발걸음은 가벼워 보인다. 아마 할아버지의 이번 주는 다른 때보다 훨씬 더 빨리 시간이 지나갈 것이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 상황과 학계의 '생산성은 나이에 크게 관계가 없다'는 발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신체 건강하고 의욕 넘치는 많은 어르신들이 일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마련됐으면 하는 기대를 조심스레 가져본다. 할아버지의 동선을 따라 옆에서 지켜본 이의 마음도 가볍다. 아무쪼록 할아버지에게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 "할아버지 파이팅~"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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