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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는 무한하고 뱅커는 유한?” … 빨라지는 ITㆍ금융의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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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는 무한하고 뱅커는 유한?” … 빨라지는 ITㆍ금융의 결합

입력
2017.06.2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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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 ‘금융봇’ 연말 선보여

보안성 높인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

SKT, KEB하나은행과 손잡고

인공지능 음성 금융서비스 준비

카카오뱅크 계좌기반 간편결제

신용카드 업계에 큰 위협 전망

LG CNS 김기영 디지털금융팀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FKI 컨벤션센터에서 올해 말 우리은행 창구에 비치 예정인 인공지능(AI) 기반 대화형 금융봇을 시연하고 있다. LG CNS 제공
LG CNS 김기영 디지털금융팀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FKI 컨벤션센터에서 올해 말 우리은행 창구에 비치 예정인 인공지능(AI) 기반 대화형 금융봇을 시연하고 있다. LG CNS 제공

27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FKI) 컨벤션센터. LG CNS 김기영 디지털금융팀장이 인공지능(AI) 기반 대화형 로봇(챗봇)에게 “내게 맞는 금융상품 추천해줄래”라고 묻자 “가장 많이 투자한 상품은 뭐고 감수할 수 있는 손실은 어느 선이죠?”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 팀장의 투자성향을 들은 챗봇은 “결과를 이메일로 보내겠습니다”고 말했다. 이날 시연에 나선 챗봇은 LG CNS가 금융사 특성에 맞게 개발한 일명 금융봇이다.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빅데이터와 연계한 종합 금융서비스가 가능하다. 금융봇은 10월 시범서비스로 성능을 점검한 뒤 연말쯤 우리은행 창구에서 직접 고객을 맞게 된다.

정보기술(IT)과 금융의 결합 행보가 최근 빨라지고 있다. 이 둘의 결합이 향후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에 대해 LG CNS 이재성 금융ㆍ공공사업부장(전무)은 “뱅크(은행)는 영원하지만 뱅커(은행원)는 영원하지 않다는 빌 게이츠의 말처럼 4차 산업혁명으로 도래할 디지털 금융은 기존 금융업에 위협적”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26일 전격 발표된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와 1위 증권사 미래에셋대우의 상호 지분교환은 이런 디지털 금융 시대 본격화의 선언이었던 셈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오는 2020년까지 새로 출시되는 소프트웨어의 80% 이상이 AI 기반 챗봇이고, 2021년에는 기업 대부분이 현재의 ‘모바일 퍼스트’에서 ‘컨버세이셔널(conversational) 퍼스트’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으로 예측했다. 단순 창구업무나 신용확인 등을 넘어 전문 투자 상담까지 AI의 영역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LG CNS는 올 하반기부터 금융봇과 함께 금융에 특화된 블록체인(분산원장) 플랫폼을 앞세워 우리은행 이외에도 국내 디지털 금융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에서 출발한 블록체인은 거래정보가 특정 서버에 집중되지 않고 여러 곳에 분산ㆍ저장돼 보안성을 높인 기술이다. LG CNS는 또 IT와 금융의 융합을 위한 디지털금융센터를 설립, 내년까지 전문인력 200명 규모로 키운다. 삼성SDS는 삼성카드와 손을 잡았다. 독자 개발한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Nexledger)’를 적용해 올해 2월부터 전자문서 원본 확인, 제휴사 회원인증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이동통신업계 1위 SK텔레콤은 지난달 KEB하나은행과 협약을 맺고 ‘AI 음성 금융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서비스가 시작되면 하루 8,000만건에 달하는 계좌 잔액 및 거래내역 조회, 환율ㆍ환전 조회, 지점 안내 등을 AI가 음성으로 안내한다.

내달 출범을 앞둔 국내 2호 인터넷전문은행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이 유통업계 1위 롯데와 손잡고 유통과 금융 융합에 나선 것도 ‘디지털 금융’의 영토확장의 또 다른 사례다.

양사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계좌기반 결제모형 공동 개발 ▦카카오뱅크 금융데이터와 롯데멤버스 유통 관련 빅데이터 분석ㆍ결합을 통한 신상품 개발 ▦5,000여대의 ATM을 보유한 롯데피에스넷 ATM망 제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밴(VAN)사나 전자결제대행(PG)사를 거치는 신용카드 결제 방식이 아닌 계좌 기반으로 소비자와 판매자를 직접 연결하는 ‘앱투앱’ 방식으로 수수료 비용을 대폭 낮추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롯데와 협업을 통해 계좌기반 간편결제의 현실화가 한발 더 다가온 것으로 다른 카드사 영업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카드사가 부과하는 가맹점 수수료는 평균 1.9% 정도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계좌기반 간편결제가 신용카드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되면 자영업자의 수수료 부담이 줄고 시장 시스템이 바뀔 것”이라며 “활동성 고객수가 4,300만여명인 카카오와 유통업계 1위 롯데가 금융과 유통시장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카드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일단은 체크카드만으로 거래가 이뤄지지만 향후 신용카드업에까지 진출하면 신용카드업계 전체가 위협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새로운 수요 창출을 고민하는 금융사들이 필요에 의해 IT 업체 등과 손을 잡고 있다”며 “기존 영업방식에서 벗어나려는 이런 움직임은 더욱 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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