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대마 합법화’ 주장 상설 시민단체 설립된다
의료용 대마 합법화를 위한 시민단체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그간 대마 합법화를 지지하는 문화 예술인 모임 등이 있긴 했지만 상설 시민단체가 설립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료용 대마 합법화 운동본부’ 창립준비위원회는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오는 29일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미래청에서 창립대회를 가진다고 밝혔다.
준비위원회는 “의료용 대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효용성에도 불구하고 이를 사용할 수 없어 고통으로 신음하는 환자들을 위해 즉각적인 의료용 대마 도입을 위한 시민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준비위원회의 강성석(38) 목사는 “미국, 캐나다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대마가 의료용 또는 여가용으로 합법화, 비범죄화 되어가고 있지만, 한국은 스스로 대마로부터 고립, 단절시키고 있다”면서 “국회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부처에서 개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의료용 대마는 폐를 통해 흡수하는 것 이외에 알약, 오일, 연고, 패치, 스프레이, 드링크 등 종류가 다양하다. 각종 암과 파킨슨병, 발작, 치매, 관절염, 비만, 불안장애, 천식, 심혈관계질환, 신경질환, 정신질환 등과 관련한 대마의 유효성을 입증한 의학 논문만 미국에서 1만5,000건이 넘는다는 것이 준비위원회의 주장이다.
현재 국내에선 의료용 여부를 불문하고 대마 사용이 관련 법과 시행령에 의해 엄격하게 금지된다. 한국인이 해외에서 의료용 대마를 처방 받거나, 국내에서 해외 직구를 통해 대마 관련 물품을 구입해도 처벌 대상이다.
경남이주민센터 쉼터교회에서 이주노동자와 결혼 이주 여성 등을 상대로 목회를 했던 강 목사는 최근 허리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진통제로 아편 계통 약물이 사용되는 것을 보고 의료용 대마 합법화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강 목사는 “관련 연구에 따르면 대마는 술이나 담배보다도 중독성이 낮은데 훨씬 강한 규제를 받고 있다”면서 “일단 의료용 대마 합법화를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여가용을 포함해 대마 완전 합법화를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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