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이용하려는 조짐을 파악했다며 이례적으로 심야 공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4월 시리아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해 민간인을 공격한 데 대한 보복성으로 시리아 공군기지를 공습한 지 2개월 만에 미국 정부가 유사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백악관은 26일(현지시간) 오후 10시 숀 스파이서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아사드 정권이 지난 4월과 비슷한 민간인 살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화학무기 공격을 준비하고 있음을 파악했다”며 “아사드가 또다시 화학무기를 사용한다면 그와 그의 군대는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정치전문언론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협의를 통해 이날 공개 경고 결정이 내려졌다.
이번 성명은 아사드 정권뿐 아니라 배후 지원국인 러시아와 이란을 겨냥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아사드뿐 아니라 그의 자국민 살해를 돕는 러시아와 이란도 비난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까지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집단 이슬람국가(IS)의 격퇴를 최우선시하며 아사드 정권과의 관계 개선을 시사했다. 그러나 4월 4일 시리아군이 이들리브주 칸셰이쿤에 화학무기를 발사해 민간인 80여명이 숨지자 이틀 뒤 공군기지에 토마호크 미사일 59발을 폭격하면서 중동정책을 급전환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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