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1위와 상금 랭킹 1위에 시즌 첫 멀티우승, 그리고 대회 최저타 신기록까지…유소연(27ㆍ메디힐)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겹경사’에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유소연은 26일(한국시간)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너클컨트리클럽(파71ㆍ6,331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총 상금 200만달러ㆍ약 22억 7,000만원) 대회에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버디3개와 보기1개로 2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18언더파 195타를 적어낸 유소연은 공동2위 양희영(28ㆍPNS창호), 모리야 쭈타누깐(23ㆍ태국)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LPGA 투어 통산 5승째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유소연은 생애 첫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다. 지난주까지 3위였지만 단숨에 두 계단을 뛰었다. 지난주까지 1, 2위를 다투던 에리야 쭈타누깐(22ㆍ태국)과 리디아 고(20ㆍ뉴질랜드)는 각각 한 계단씩 밀려났다. 한국 여자골프 선수가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것은 신지애(29ㆍ세마스포츠마케팅), 박인비(29ㆍKB금융그룹)에 이어 세 번째다.
유소연은 우승 상금 30만 달러(약 3억 4,000만원)도 챙기면서 121만 2,820달러(약 13억 7,000만원)의 상금을 쌓아 시즌 100만 달러 고지를 가장 먼저 돌파했다. 상금 랭킹 1위를 탈환했음은 물론 올해의 선수 포인트와 ‘레이스 투 CME 글로브’ 순위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유소연은 “이번 주에 우승을 해도 1위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는데, 좋은 것이 한꺼번에 와서 얼떨떨하다”며 “항상 세계 랭킹 1위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 감회가 남다르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소연은 또 시즌 첫 멀티우승자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4월 초 열린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 이어 올해 LPGA투어 16개 대회 만에 첫 2승 고지를 밟았다. 앞서 LPGA투어는 1991년 이후 처음으로 15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 단 한 명의 다관왕을 배출하지 못했다.
신기록도 뒤따랐다. 유소연의 18언더파는 지난해 리디아 고가 세운 기록을 1타 경신한 대회 최저타 신기록이다. 전날 2라운드에서 10언더파 61타를 쳐 코스레코드와 36홀 최저타 신기록을 동시에 갈아치운 데 이어 마지막까지 뒷심을 발휘했다. 유소연은 대회를 통틀어 보기를 1번 밖에 기록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유소연은 현재 그린적중률에서 LPGA투어 내에서 선두인 79.68%를 달리며 정교한 샷을 선보이고 있다. 드라이버 비거리도 35위(260.05야드)로 수준급이고, 정확성은 18위(79.37%),평균 스코어는 2위(68.90타)다.
유소연의 다음 목표는 그랜드슬램이다. 오는 29일 개막하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2연승에 도전한다.
한편, 첫날 단독선두에 올랐던 박성현(24)은 최종 9언더파 204타로 공동 16위로 대회를 마쳤다. 박인비는 합계 12언더파 201타로 공동 6위에 자리했다.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16개 중 8개 대회에서 우승하며 LPGA투어 무대를 휩쓸고 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