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등 일부 업종만 영향
2분기 지역경제 여전히 ‘양호’
내국인 관광객 증가 등 원인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인 단체방한 관광금지 조치로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관광수입이 2,147억원이 감소했다. 하지만 내국인 관광객과 인구 증가 등에 힘입어 지역경제는 여전히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사드 여파가 예상보다 적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올 4∼5월 중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 수는 261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내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대비 12.4%(26만7,000명) 증가한 반면 외국인 관광객 수는 72.7%(47만2,000명) 줄었다.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 관광객은 3월 중순부터 단체관광 전면 중단, 크루즈 선박의 제주 운항 취소 등으로 급격하게 줄면서 88.6%나 감소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줄면서 제주관광 수입도 줄어들었다. 한은 제주본부가 추정한 관광객 1인당 지출금액을 바탕으로 4~5월 중 제주도 관광수입 변동 규모를 추정한 결과 관광수입 감소액은 2,14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내국인 관광객 수 증가로 인한 수입 증가분이 723억원인 반면 외국인 관광객 수 감소로 인한 수입 감소분이 2,870억원으로 훨씬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주경제 전체적으로 볼 때는 사드 여파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관광객 지출의 50%가량이 집중되는 면세점, 대형마트 등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매출액이 크게 줄어든 반면 내국인 관광객과 제주도민 이용률이 높은 전통시장과 중소형 마트 매출, 지역 음식점, 렌터카업체 등은 오히려 매출이 늘면서 도민들이 외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체감도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한은 제주본부가 도내 업종별 50개 업체 현장 방문과 유관기관 시장동향 파악 등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 사드 보복 조치가 이뤄진 2분기 제주경제는 상승세를 보였던 1분기 수준을 유지하면서 보합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제주본부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주로 찾던 업종을 중심으로 매출이 급감해 도민 상당수는 사드 여파를 별로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며 “반면 내국인 관광객과 인구 증가로 소비가 늘면서 내수시장은 확대돼 도민들은 오히려 지역경기가 더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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