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소비 감소로 수입량 급증
1~5월 6만톤… 작년보다 7.5% 증가
수입시장 절반 가까이 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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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과 호주산이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수입 쇠고기 시장에서 미국산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의 영향으로 한우 소비가 감소하면서 상대적으로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미국산 쇠고기가 수혜자가 되고 있다.
26일 관세청에 따르면 1~5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관세 납부를 마친 ‘통관’ 기준으로 총 6만3,027톤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증가했다. 반면 호주산 쇠고기 수입량은 0.2% 감소한 8만713톤으로 집계됐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증가에 힘입어 이 기간 전체 쇠고기 수입량도 8% 늘어난 17만176톤을 기록했다.
올해 누적 수입량은 여전히 호주산이 많지만 미국산 증가세가 거세다. 지난해 11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1만3,921톤)은 13년 만에 호주산(1만310톤)을 제쳤다. 지난달 기준 수입시장 점유율도 미국산이 49.3%로 전체 시장의 절반에 육박했다. 반면 수입 쇠고기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호주산 점유율은 42.5%에 그쳤다.
미국산 쇠고기 소비 증가는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김영란법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품질은 비슷하면서도 가격 면에서 우위를 보이는 미국산 쇠고기가 한우의 대체제로 소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산 쇠고기는 목초지에서 기르는 호주산과 달리 한우처럼 옥수수 사료를 먹여 기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식감이 비슷하다.
장기적인 경기 불황과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황명철 농협 축산경제리서치센터장은 “2008년 광우병 파동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이 완화됐다”며 “경기 불황으로 가성비가 높은 쇠고기를 찾다 보니 자연스레 미국산 인기가 높아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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