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북한 동향을 챙긴다’고 밝혔지만, CIA가 정작 한국은 제대로 챙기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방미를 사흘 앞둔 25일에도 198개국 최고 지도자와 각료 명단을 정리해 공개한 ‘세계의 지도자’(World leader) 자료에는 여전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가원수로 기재되어 있다.
CIA 홈페이지에 따르면 문 대통령 당선 이후 두 달 가까이 흘렀는데도, 한국 정부의 대통령과 각료 명단을 지난해 9월 현재 자료로 방치하고 있다. 결국 한국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일반 미국인들은 박 대통령과 그가 임명한 조윤선 전 문화체육부 장관, 이원종 전 청와대 비서실장, 오준 전 유엔대사 등이 대한민국을 이끄는 것으로 여길 수도 있는 셈이다.
반면 북한의 국가원수와 주요 각료 명단은 신속하게 최신 자료로 갱신하고 있다. 북한 관련 자료는 올해 1월19일 기준으로 김정은 및 노동당 간부와 내각 주요 부서의 책임자를 소개하고 있다. 또 이미 사망한 김일성과 김정일이 북한에서 ‘영원한 수령’의 직위를 얻고 있다는 점까지 담고 있다.
워싱턴 관계자는 “CIA가 한국 관련 정보를 제때 갱신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한 달 전부터 나왔는데도 시정되지 않고 있다”며 “미국 대통령 초청으로 한국 대통령이 곧 워싱턴을 방문하는 상황인 만큼 탄핵 이후 바뀐 한국의 정치상황을 반영한 갱신 작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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