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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한강 녹조 “가뭄 탓” “신곡보 탓”

입력
2017.06.2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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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환경단체 원인 공방

하류서 4월17일에 첫 발견

작년보다 한달 이상 빨라지고

㎖당 유해 남조류 두배 수준

정부 “방류량 줄며 체류 길어져”

환경단체는 “유속 저하가 핵심”

지난 18일 오후 한강 성산대교 인근 홍제천 합류부에 녹조가 발생해 있다. 연합뉴스
지난 18일 오후 한강 성산대교 인근 홍제천 합류부에 녹조가 발생해 있다. 연합뉴스

한강 하류의 녹조가 늘어나고 발생 시기가 빨라지면서 그 원인을 놓고 환경부와 환경단체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환경부는 연초 이후 지속된 가뭄에 팔당댐의 물이 하류로 원활히 흐르지 않는 데서 원인을 찾고 있는 반면, 환경단체들은 “근본 원인은 팔당댐의 방류량 감소가 아니라 하류의 물을 가둬놓은 신곡보”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25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4월 17일 한강 하류의 미사대교, 잠실철교 인근에 올해 첫 유해 남조류가 발견됐다. 지난해 한강 하류에 녹조가 처음 발견된 날이 5월 23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 달 이상 발견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다.

이달 19일에는 한강 성산대교 인근의 유해 남조류가 물 1㎖당 1,350개로 늘어났다. 같은 지역의 유해 남조류가 2015년 6월 23일 물 1㎖당 970개, 지난해 6월 20일에는 633개 발견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녹조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이 지역에 아직 조류경보가 발령되지는 않았지만, 이는 물 1㎖당 유해 남조류 1,000개였던 조류경보 발령 기준이 지난해 ‘친수활동구간’인 한강 하류에 한해 물 1㎖당 2만개로 완화됐기 때문이다.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정책팀장은 “서울시에서는 바뀐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녹조가 아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녹조 문제가 심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면서 “녹조가 육안으로 관찰될 수준이라면 당국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녹조 증가의 원인을 가뭄에 따른 방류량 감소에서 찾고 있다.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3일 한강물환경연구소, 수자원공사, 서울시, 경기도 등과 비공개로 가진 ‘한강수계 녹조대응 유관기관 회의’에서 “가뭄 심화로 팔당호의 강수 체류시간이 작년보다 증가해 조류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보고했다. 강수량 부족으로 팔당댐의 물 방류량이 줄어들고 그만큼 팔당호에 물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으며, 이것이 녹조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연초 이후 지난 11일까지 팔당댐의 강수 체류시간은 평균 13.5일로 2012~2016년 평균(10.1일)에 비해 30% 이상 늘어났다. 팔당호에 43일, 한강 하류에 109일간 조류경보가 발생했던 2015년(12.2일)보다도 체류시간이 길다. 팔당댐 방류량 역시 이달 들어 초당 149.83㎥으로 최근 5년간 6월 평균 방류량(248.30㎥)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환경단체들은 팔당댐 강수 체류시간 증가가 한강 하류 녹조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라며 발끈하고 있다. 방류량이 아무리 늘어나도 유속이 빨라지지 않으면 녹조가 개선될 수 없는데, 유속을 저해하는 근본 원인이 한강 하류의 신곡보라는 것이다. 김동언 팀장은 “상류의 팔당댐 수문을 열어 그 힘으로 물을 빨리 흘려 보내는 데는 한계가 뚜렷하다”며 “하류의 신곡보 수문을 열어서 물 흐름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한강 녹조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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