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투입 계획
정부 협약보다 자체 목표 강화
영흥발전소 환경설비 교체-보강
영동은 바이오 연료로 전환키로
‘1호기 3.1, 3호기 1.2, 4호기 1.6밀리그램(㎎).’
22일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각. 인천 옹진군 영흥면 영흥화력발전소 1~4호기의 주제어실 전광판에는 이 같은 수치가 나타나 있었다. 각 호기 별 공기 1㎥당 배출되는 미세먼지의 양이다. 수도권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제 기준인 5㎎/㎥(1호기), 1.7㎎/㎥(3ㆍ4호기)를 만족한다. 2호기는 점검 중이다. 김부일 한국남동발전 영흥발전본부장은 “수도권 전력의 23%를 공급하는 영흥발전소는 국내에서 가장 엄격한 환경규제가 적용된 석탄 화력의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수도권에 있기 때문에 대기환경보전법보다 더 엄격한 미세먼지 배출 한도를 지킨다는 것이다.
이어 이용재 남동발전 기획처장은 “2025년까지 1조685억원을 투입해 2015년 대비 미세먼지 배출량을 72%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동발전을 포함한 발전공기업 5곳이 지난해 12월 정부와 협약을 맺으며 약속한 ‘2030년까지 미세먼지 50% 감축’보다 자체적으로 목표를 강화했다. 이를 위해 강원 강릉 영동발전소는 2020년까지 연료를 석탄에서 바이오 연료로 바꾸고, 삼천포와 영흥발전소는 2025년까지 환경설비를 교체ㆍ보강할 예정이다.
남동발전의 이 같은 선제적 조치는 석탄화력발전소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몰리며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현장의 한 관계자는 “안정적인 전기 생산으로 사회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이 컸는데, 최근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비판이 거세 안타깝다”며 “환경설비 투자 확대와 환경기준 준수 노력을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탄화력발전은 같은 화석연료를 쓰는 액화천연가스(LNG)발전보다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더 많다. 석탄화력발전에선 황산화물과 미세먼지가 나오지만, LNG발전에선 안 나온다. 단 질소산화물 배출은 공통적이다. 정인수 영흥발전본부 녹색환경부장은 “최신 탈질설비를 가동하는 석탄화력발전소는 탈질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노후 LNG발전소보다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오히려 적다”며 “중요한 건 오염물질을 얼마나 저감할 수 있느냐다”라고 말했다.
오염물질 배출을 ‘제로(0)화’하지 못한다면 석탄화력도 LNG발전도 결국은 줄여야 할 수밖에 없다. 남동발전은 발전공기업 5곳 중 석탄화력발전 비율이 가장 높지만, 신재생발전 설비도 가장 많이 운영하고 있다. 장재원 남동발전 사장은 “15조6,000억원을 투자하고 신재생에너지 전문직군을 신설하는 등의 방법으로 남동발전의 신재생발전 비율을 현 5.7%에서 2025년까지 20%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인천=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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