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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방’, 꽝PD 이어 박명수 말 잃게 한 제주도 ‘올드보이PD’(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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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방’, 꽝PD 이어 박명수 말 잃게 한 제주도 ‘올드보이PD’(종합)

입력
2017.06.25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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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방'이 방송했다. MBC '세모방' 캡처
'세모방'이 방송했다. MBC '세모방' 캡처

‘호통’ 개그맨 박명수를 잡는 ‘올드보이PD’가 등장했다.

25일 저녁 6시 30분 방송한 MBC 예능프로그램 ‘세상의 모든 방송: 세모방’(이하 ‘세모방’)에서는 제주지역방송과 협업한 개그맨 박명수와 패션디자이너 황재근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제주도에 도착한 박명수와 황재근은 화창한 날씨와 생각보다 큰 제주방송국을 보고 “분위기가 너무 좋다. 방송국도 멋있다”며 만족했다. 두 사람이 출연한 것은 제주도의 말을 지키는 ‘新 삼춘 어디감수과’라는 프로그램이었다. ‘삼춘’은 제주도 말로 남녀불문하고 손윗사람 이르는 말로, 제주도의 말을 쓰는 삼춘의 일을 돕고 말도 배워야 했다. 김광민 PD는 “‘우리말나들이’와 ‘무한도전’이 합쳐진 것이다. 제주도의 유재석도 있다”며 방송인 오다겸을 소개했다.

방송이 시작된 후 제주도말만 써야 했던 박명수는 “해외 촬영 같았다. 영어는 쉬운 것이다. 어학원 온 것 같다”라며 생소한 사투리에 당황했다. 박명수는 말을 받아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알게서”라는 반말과 제주도 말 사이의 정체불명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에 그쳤다. 그는 반말이 아니라며 사과한 후 말을 잃어갔다. 임백천은 “박명수가 조용한 것 처음이다”고 감탄했다.이어 박명수는 ‘바다의 왕자’를 부르며 만회를 시도했지만 어르신들은 관심이 없었다.

특히 30세의 젊은 나이지만 오래된 연출 기법을 선보여 ‘올드보이 PD’라는 애칭을 얻은 김광민 PD의 활약이 이어졌다. 그는 20년 전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었던 연출력을 선보였다. 먼저 그는 ‘바다의 왕자’를 패러디한 ‘마늘의 왕자’를 불러 달라고 부탁을 했다. 박명수는 김광민 PD에게 “젊은 분이라 대화가 통할 줄 알았는데. 이게 제주말 배우는 거와 무슨 상관 있냐”고 불만을 털어놓으면서도 은근히 말을 잘 들어 웃음을 자아냈다. 박명수는 마늘 마이크를 들고 ‘바다의 왕자’를 개사했다.

또 올드보이PD는 새 모양으로 정원을 꾸민 삼춘의 집에서 박명수-황재근에게 정원에서 새 모양을 취해 달라고 요구했다. 박명수는 “서울 예능에서는 이런 것 안하는데. 방송에 정말 쓸 것이냐. 나는 찍어놓고 안 쓰는 것 싫어한다”고 말했다. 또 머리도 잘 자른다는 삼촌의 말에 올드보이PD는 갑자기 연출을 시도했다. 박명수에게 “못 믿겠다. 보여달라”라고 대사를 치게 했고, 박명수는 “나는 믿는다”며 대사를 거부했다. 하지만 결국 박명수는 삼촌에게 머리를 맡기게 됐고 다행히 박명수는 그의 커트 실력에 만족했다.

또 다른 삼춘 집에서는 상다리가 휘청거릴 정도로 진수성찬을 선물 받았다. 박명수는 “우리 엄마도 이렇게 안 해준다”며 감탄했다. 마지막으로 스튜디오에서 박명수는 “방송의 취지가 너무 좋은 것 같다. 언어를 잃는 것은 문화를 잃는 것이다. 그 정신을 잇는 것이니 뜻 깊었다”며 프로그램을 칭찬했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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