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28ㆍ인천시청)이 다음달 헝가리에서 개막하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컨디션 조율차 출전한 무대에서 2관왕에 올랐다. 6년 만에 월드 챔피언 자리를 되찾으려는 박태환에게는 쾌조의 출발이다.
박태환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델 누오토에서 열린 세테 콜리 국제수영대회 이틀째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6초89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박태환의 이날 기록은 세계랭킹 공동 10위에 해당한다.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아레나 프로스윔 시리즈 대회에서 작성한 기록보다는 0.18초 뒤졌지만, 막판 스퍼트 능력은 건재했다. 박태환은 이날 150m 구간까지는 스콧 던컨(20ㆍ영국)에 뒤져 있었지만 마지막 50m 구간에서 스퍼트를 올려 레이스를 뒤집었다. 던컨은 올해 세계랭킹 3위 기록(1분45초80)을 가진 선수다.
박태환은 전날 열린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도 3분44초54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 종목 2016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맥 호튼(21ㆍ호주)과 동메달리스트인 가브리엘 데티(23ㆍ이탈리아)를 꺾고 차지한 우승이라 세계선수권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박태환의 이번 대회 출전은 다음달 14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개막하는 2017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치르는 전초전 격이다.
박태환은 지난해 리우올림픽 이후 호주 시드니 와랑가 수영클럽의 팀 레인 코치를 영입한 후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는 평가다. 레인은 빌리노바, 노트르담, 퍼스 등 호주 유수의 클럽에서 지도자 경험을 쌓은 젊은 지도자다. 실제 박태환은 레인 코치와 함께한 뒤 좋은 성과를 거두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일본 아시아수영선수권 자유형 100ㆍ200ㆍ400ㆍ1,500m 4관왕과 12월 캐나다 윈저 세계쇼트코스수영선수권 자유형 200ㆍ400ㆍ1,500m 3관왕에 오르며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박태환은 지난 16일 로마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뛰지 못한 리우올림픽 자유형 400m 결승 경기를 언급하며 “당시 누구 하나 자기 레이스를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해볼 만한 경기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주 종목인 200m와 400m는 집중해서 준비한 만큼 내 최고기록을 넘어서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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