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가의 우승 트로피를 든 황중곤/사진=KPGA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올해 초 입대의 갈림길에 섰던 황중곤(25ㆍ혼마)에게 5년간 시드가 주어지는 메이저 대회는 동기부여가 남달랐다. 군 공백 기간 동안 시드를 잃고 제대 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위기의 순간 그 간절함이 놀라운 집념과 집중력으로 이어져 60회째를 맞은 한국 최초의 프로 골프 대회 챔피언을 낳았다.
황중곤은 25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 컨트리클럽 남ㆍ서 코스(파72ㆍ6,988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제60회 KPGA 선수권 with A-ONE CC(총상금 10억원ㆍ우승상금 2억원) 4라운드에서 이글 1개ㆍ버디 4개ㆍ보기 1개 등을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황중곤은 나흘간 합계 20언더파 268타가 되며 2위권을 1타 차로 따돌리고 모든 선수가 바라는 꿈의 메이저 선수권을 거머쥐었다. 2009년 프로 데뷔 후 2011년부터 한국과 일본 무대를 오가며 통산 4승을 거둔 황중곤은 2015년 카시오 월드 오픈 이후 첫 우승이자 한국 대회 기준으로는 2014년 매일유업 오픈 이후 약 3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앞으로 5년간 투어 시드는 물론 KPGA 선수권 영구 출전 및 오는 10월 한국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나인브릿지스' 출전권도 따냈다. 올해부터 역사와 전통의 가치를 담아 새로 제작된 2,000만원 상당의 대회 우승 트로피는 보너스다.
경기 후 황중곤은 "실감이 안 난다. 너무 기분이 좋다. 5번의 우승 중 가장 의미가 크다"며 "아침에 연습장에서 감이 안 좋아 내심 톱5를 목표로 나왔는데 우승했다. 전반에 게임이 안 풀려 답답했지만 9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은 것이 전환점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깜짝 우승만큼이나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던 황중곤이다. 순한 인상을 지닌 그는 17세 소년이던 2009년 KPGA 프로(준회원) 선발전과 투어 프로(정회원) 선발전을 잇달아 통과했다. 정회원 선발전은 수석 합격이었고 당시 최연소였다. 현재 투어를 호령하고 있는 동갑내기 이상희(25ㆍ호반건설), 이형준(25ㆍJDX)보다 훨씬 인상적인 출발이었으나 최근 2년간 슬럼프에 빠져 우승이 없었다.
"올해 우승해서 마음 편하게 군대를 다녀오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되뇌던 간절함의 승리였다. 황중곤은 이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과 정신력으로 후반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9번 홀 이글 이후 탄력을 받아 13번(파5)~14번 홀(파4)과 17번 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쐐기를 박았다. 특히 어려운 홀로 분류되는 17번 홀에서 버디가 결정적이었다. 황중곤은 "흥분하는 성격이 아니다. 어릴 때부터 말도 없고 차분했던 게 골프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면서 향후 계획에 대해선 "다가올 CJ컵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내 플레이를 하겠다. 내년까지 골프를 하고 내후년 군대에 갈 계획이다. PGA 투어에 너무 가고 싶은데 군문제가 있어서 빨리 해결하고 도전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끝까지 우승 경쟁을 벌인 이형준은 16번 홀(파4)과 18번 홀(파4) 보기로 무너졌다. 이형준과 이날 6타를 줄인 김기환(26ㆍ볼빅)이 공동 2위(19언더파 289타)를 차지했다.
1971년 한장상(76) 이후 46년 만에 단일 시즌 '한국 오픈과 KPGA 선수권' 동시 우승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했던 신예 미남 골퍼 장이근(24)은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았으나 이날 1언더파에 그쳐 공동 6위(17언더파)를 기록했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로 데뷔 14년 만에 첫 우승을 노렸던 이동하(35ㆍ가드너침대)는 병원에서 링거를 맞을 만큼 컨디션 난조를 극복 못하고 이날만 5타를 잃으며 공동 20위까지 떨어졌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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