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서부 쓰촨(四川)성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숨진 주민 15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2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전날 오전 6시쯤 쓰촨성 아바 티베트족ㆍ장(羌)족 자치주인 마오현 신모촌에서 산사태로 흙더미가 쓸려 내려오면서 62가구의 주택이 매몰, 모두 120여 명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수색 작업으로 이중 3명이 구조, 15구의 시신이 수습됐다. 현지 정부는 1급 특대형 재난경보를 발령하고 중장비를 갖춘 수색구조팀 등 3,000여명을 투입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여전히 118명의 생사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당국은 아직 실종 상태인 이들의 명단을 정부 웹사이트에 모두 공개해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산사태가 발생한 지 5시간 만에 구조된 일가족 3명은 마오현 인민병원으로 이송됐다. 가족 중 부모와 태어난 지 한달 된 갓난아기는 다행히 초기에 구조됐으나 3세 아이는 아직 매몰돼 있다. 이 가족은 오전 5시30분쯤 아기의 울음소리에 잠을 깼다가 산사태를 피할 수 있었다. 아버지 챠오 씨는 “아이 기저귀를 갈아준 후 밖에서 커다란 소리가 들리고 갑작스레 정전됐다”며 “불길할 예감이 들어 문으로 달려갔으나, 문은 이미 진흙과 돌로 막혀있었다”고 전했다.
신모촌 사람들은 이전 거주지가 산사태에 취약하다는 우려에 따라 1976년 현 거주지로 이주해 두 구역으로 나눠 살고 있었다. 산사태가 발생한 구역이 아닌, 다른 구역에 사는 110명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전날 밤 인근 학교로 대비했으나, 비가 더 내리면 2차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신모촌에는 전날 발생한 산사태로 2㎞의 수로가 토사에 가로막히고 1,600m의 도로가 유실상태다. 흘러내린 흙더미의 양만 1,800만㎥에 달하며, 산사태의 최대 낙차도 1,600m에 이르렀다. 최근 중국 대부분 지역이 증수기에 접어들면서 비로 인해 지반이 약화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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