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능 대부 이경규가 투덜대면서도 열심인 모습으로 정글 생활을 기대케 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SBS '정글의 법칙 와일드 뉴질랜드'에서는 모든 프로그램에서 빠른 녹화 종료를 외치고 눕방을 창시한 이경규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정글에 온 모습이 공개됐다.
이경규는 "저걸 왜 가냐 했는데 내가 가게 되네"라면서 정글로 향했다. "전형적 도시형 인간이 자연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보여드릴 예정이다"고 한 그는 생존지로 향하는 차 안에서 "정신력!"을 외치다가도 도착지가 가까워지자 "가서 병만이만 보고 돌아가자"라고 했다.
이경규는 "내가 여기에 일을 하러 온 사람이 아니다. 왜 자꾸 고기를 잡으라 그래. 난 쉬러 왔어"라며 "내 손으로 잡는 건 안 한다고 했다"고 선언했다. 집이 지어진 곳으로 올라가는 길이 험난하자 "싫다 싫어", "이게 뭔 짓이야"라는 말이 수시로 나왔다. 드디어 도착해 처음으로 한 불 피우기를 시도하다가도 자꾸 한숨을 쉬더니 겨우 성공하고 나서는 땀을 뻘뻘 흘리며 휘청거렸다.
매분 매초 투덜대는 걸 멈추지 않으면서도 가만히 있는 걸 불편해했다. 그는 쉬어도 된다는 말에도 "웃긴 게 뭔가 하게 되네"라며 할 일을 찾았다. "뭘 해야 될지 모르겠고 누구와 얘기해야 될지 모르겠다"며 어색해 하더니 "몰입이 잘 안 되고 '정글의 법칙'을 TV로 보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다가도 낚시 이야기를 꺼내자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정글에 온 것도 낚시에 현혹됐기 때문인 그는 낚시 생각에 신났다가도 계곡을 가는 길이 가시밭길이자 또 다시 "(집에) 가고 싶다", "정글 너무 싫어 이게 뭐야. 나 돌아가야겠다"고 했다. 치밀어 오는 짜증을 표출하다가도 금방 미끼를 찾아내고 낚시에 열중했다.
이경규는 정글에서도 미워할 수 없는 버럭 캐릭터를 그대로 이어갔다. 그러면서도 다정함이 있었다. 열심히 일하는 소유를 은근슬쩍 칭찬하고 높낮이가 일정하지 않은 길을 갈 때는 손을 잡아줬다. 스태프에게도 조심하라고 말하면서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방송 시작 전 나오는 시청 연령 등급 영상에서도 "아 힘들어! 이건 아니야!"를 외쳤지만 누구보다 충실하게 임할 것이라는 게 예상됐다. 이제 막 생존을 시작한 이경규의 정글 생활이 기대되지 않을 수 없었다.
권수빈 기자 ppb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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