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수준 협력단계인 조인트벤처 협정 체결
고객 편의 향상… 항공권 가격도 낮아질 듯
대한항공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항공사인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joint venture)’협정을 체결했다. 이번 협정은 양사가 마치 한 회사처럼 태평양 노선을 공동 운영하며 수익도 공유하는 최고 수준의 협력단계로, 승객에게 보다 많은 노선ㆍ스케줄, 저렴한 항공권을 제공할 수 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2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윌셔 그랜드 센터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 등 양사 최고경영진이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 운영을 통한 양사간 협력 강화 내용을 담은 협정을 체결했다. 국내 항공사가 조인트 벤처 협정을 맺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협정은 올해 3월 양사가 맺은 양해각서(MOU) 후속조치다.
조 회장은 “양사간 조인트 벤처 협력은 편리한 연결 스케줄 제공을 비롯해 소비자 혜택을 크게 증진시킬 것”이라고 말했고, 바스티안 최고경영자는 “양사 네트워크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미국과 아시아를 잇는 다양하고 편리한 스케줄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양사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는 별도의 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아니지만 태평양 노선에서 공동 영업을 통해 수익과 비용을 공유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단계다. 2009년부터 미국과 유럽 항공사를 중심으로 장거리ㆍ환승 노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인트 벤처가 시작돼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됐다.
이번 협정에 따라 양사는 정부 인가를 조건으로 ▦태평양 노선에서의 공동운항 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 ▦아시아와 미국 시장에서 공동 판매 및 마케팅 확대 ▦핵심 허브 공항에서의 시설 재배치 및 공유를 통해 고객들에게 수하물 연결 등 일원화된 서비스 제공 ▦마일리지 서비스 혜택 강화 ▦여객기 화물 탑재 공간(Belly Cargo Space)을 이용한 태평양 노선 항공화물 협력 강화 등을 시행할 예정이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미주 290여개 도시와 아시아 내 80여개 도시를 연결하는 노선 스케줄을 함께 만들고 공동으로 판매에 들어간다. 이 때문에 환승 대기 시간이 짧아지고, 보다 다양한 도시로 노선이 확장되며 특히 항공권 가격도 낮아질 전망이다. 또한 양사 간 마일리지 적립 및 회원 혜택 또한 어디서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소비자 혜택 확대로 한국을 경유하는 환승 수요 증대까지 기대돼 국내 항공 산업 경쟁력 강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조속히 정부 인가를 받아 조인트 벤처 운영에 나서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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