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성 대변인 담화 “성의껏 치료했다”
“생명지표 정상 귀환… 급사 수수께끼”
북한이 23일 자국에 장기 억류됐다 혼수 상태로 풀려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숨진 일과 관련해 “우리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웜비어 사망 이후 북한이 보인 첫 반응이다.
북한은 이날 웜비어 사망 관련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고 “우리는 그의 건강 상태가 나빠진 것을 고려해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그가 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성의껏 치료해주었다”며 “왐비어(웜비어)가 생명지표가 정상인 상태에서 미국으로 돌아간 후 1주일도 못돼 급사한 것은 우리에게도 수수께끼”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왐비어는 우리에 대한 극도의 적대감과 거부감에 사로잡혀 우리와의 대화를 거부해온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 정책의 희생자”라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기 미국 정부가 그의 석방 문제를 북한에 공식 요청한 적이 없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런 사실을 전면 왜곡하고 고의적으로 반(反)공화국 비난 소동을 일으키면서 감히 존엄 높은 우리 국가에 대한 보복과 압력을 떠드는 것이야말로 우리에 대한 정면 도전이고 정치적 모략”이라며 “명백히 하건대 이번 사건으로 인한 최대의 피해자는 우리”라고 강변했다.
또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공화국 비난전은 우리로 하여금 적에 대한 인도주의, 관대성은 금물이며 법의 날을 더욱 예리하게 벼려야 하겠다는 결심을 굳혀주고 있다”면서 “미국은 저들의 경거망동이 초래할 후과(결과)에 대해 심사숙고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웜비어는 17개월 동안 북한에 억류됐다가 13일(현지시간) 의식불명 상태로 고국에 송환됐지만 불과 엿새 만인 19일 결국 숨을 거뒀고, 이 때문에 현재 미국에서는 북한 규탄 여론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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