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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나처럼 왜소한 4번 타자 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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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나처럼 왜소한 4번 타자 보셨어요?”

입력
2017.06.2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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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신형 4번 타자 김하성. 넥센 제공
넥센의 신형 4번 타자 김하성. 넥센 제공

키 175㎝에 몸무게 76㎏의 호리호리한 체격. 흔히 생각하는 4번 타자의 건장한 체구가 아니다. 나이도 중심 타자로서 무게감을 감당하기 버거운 22세에 불과하다. 선수 자신도 “누가 저를 4번 타자라고 생각하겠어요”라며 멋쩍어했다.

넥센 4번 김하성(22)은 작지만 강했다. 나이는 어려도 배포는 두둑했다. 부동의 4번 타자 박병호(미네소타)가 2015시즌 후 팀을 떠난 뒤 윤석민(32), 허정협(27), 채태인(35) 등을 4번 자리에 넣었지만 ‘재미’를 못 봤던 그 타순에 김하성이 희망을 밝혔다.

김하성은 23일 고척 LG전에 4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1회말 결승 2루타를 치는 등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팀의 8-3, 5점차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까지 시즌 타율 0.276 10홈런 51타점을 기록 중인 그는 2014년 데뷔 후 주로 하위 타순에 포진했지만, 최근 4번 자리를 지키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4번 타순에서의 타율은 0.317로 시즌 타율보다 높다. 홈런(4개)과 타점(18개)도 다른 타순에 있을 때보다 가장 많이 올렸다.

특히 만루에서는 ‘절대 강자’다. 이번 시즌 만루 상황 타율은 9타수 5안타로 0.556에 달한다. 안타 5개 중 3개는 만루 홈런이다. 5월18일 한화전에서 개인 통산 첫 만루포를 친 이후 이달 17일 롯데전, 22일 한화전에서 그랜드슬램을 작렬했다. 1개의 만루 홈런을 추가하면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종전에는 1999년 박재홍, 2009년 김상현, 2015년 강민호가 달성했다. 아직 정규리그 반환점을 돌지 않았기 때문에 얼마든지 기록 경신을 노려볼 수 있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김하성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며 “4번답게 치는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이어 “경험 있는 선수도 4번에 갖다 놓으면 부담을 가지는데, 본인이 부담 없어 하더라”면서 “즐기는 모습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넥센 선발 앤디 밴헤켄은 이날 경기 시작과 함께 7명의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리그 연속 타자 탈삼진 신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경기 시작 후 6타자 연속 탈삼진을 넘어선 신기록이다. 앞서 박철순(OB)이 1993년 8월31일 해태전에서, 조규제(SK)가 2001년 9월12일 롯데전에서, 크루세타(삼성)가 2009년 6월3일 히어로즈전에서 경기 개시 후 6타자 연속 탈삼진을 달성했다.

대구에서는 삼성이 한화를 5-3으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인천에선 SK가 0-1로 뒤진 6회말 홈런 세 방으로 4점을 뽑아 kt에 4-2 역전승을 거뒀다. 1, 2위가 맞붙은 창원에선 2위 NC가 1위 KIA를 4-1로 따돌리고 승차를 2경기로 줄였다. 잠실에선 두산이 롯데를 9-1로 제압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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