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재건 위해 재무건전성 강화
금호타이어 인수 남아
박삼구(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고속을 1년 8개월 만에 되찾으며 그룹재건에 한발 다가섰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지주회사인 금호홀딩스는 23일 칸서스PEF가 보유 중인 금호고속 지분 100%를 콜 옵션(매수자가 미리 정한 가격으로 대상 자산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해 인수했다고 밝혔다. 금호고속 인수 자금 4,375억원은 금호홀딩스 자체 보유 자금 2,525억원과 인수금융 1,850억원으로 조달했다. 금호그룹은 2012년 구조조정을 위해 금호고속을 매각했다가 2015년 6월 되찾으나, 바로 금호산업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그해 10월 칸서스에 3,900억원에 재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2년3개월 내 지분을 되살 수 있는 콜 옵션을 부여받았다.
업계에선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재무건전성 강화에 도움이 되는 금호고속을 우선 인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고속은 지난해 매출 3,754억원에, 당기순이익 467억원을 거둔 국내 고속버스 업계 1위 회사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금호고속은 그룹 모태가 된 기업으로, 그룹 재건뿐만 아니라 지주회사의 수익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인 금호타이어 인수는 순탄치 않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 매각하려 하자 박 회장이 상표권 문제로 제동을 걸며 배수의 진을 친 상태다. 더블스타가 인수 포기를 선언해야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이 상표권 사용료율을 놓고 금호 측과 협의가 원활치 않으면 박 회장의 경영권까지 박탈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금호타이어 인수 건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하지만 박 회장도 그룹 재건에 사활을 건 상태라, 양측이 타협점을 못 찾는다면 금호타이어는 매각은 소송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