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낙타가 돌아왔네요.”
20일(현지시간)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경지역에서 일곱 살 된 아들과 함께 낙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알리 마가레(40)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라게 씨는 “낙타들이 1주일간 국경에서 굶주린 채 대기해야 했다”며 “수컷 낙타끼리 싸움을 하기도 하는 등 낙타들의 고생이 컸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 5일 카타르와 단교하고 경제봉쇄 정책을 시행하면서 애꿎은 낙타와 양들마저 사우디에서 추방당했다.
카타르인들은 사우디 방목지를 빌려 낙타와 양을 키우고 있는데, 사우디가 자국 내 카타르인들에게 2주간 안에 떠나도록 명령한 데 이어 낙타와 양도 모두 내쫓아 낙타 1만5,000 마리, 양 1만 마리가 카타르에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사우디가 낙타 송환 통보 전에 낙타와 양들을 국경에 모아놓는 바람에 동물들이 물과 사료 부족, 고온 등으로 고통을 겪고, 일부는 죽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카타르 당국은 한꺼번에 밀어닥친 엄청난 수의 낙타와 양이 먹을 물과 먹이 문제 해결을 위해 물과 꼴을 실은 차들을 국경에 긴급 설치한 비상 보호시설에 보냈다.
낙타 유목민으로 낙타 젖과 고기, 가죽에 의존해 살았던 카타르인들에게 낙타는 여전히 젖과 고기 공급원 역할을 하지만 경주나 미모 선발 선발 대회 등을 통해 과거 전통을 살리는 목적으로도 사육되고 있다. 일부 낙타는 수십만 달러에 거래될 정도로 경제적 가치도 높다.
낙타를 키우는 마가레 씨는 “우리는 정치적 상황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며 “사우디로 돌아가서 낙타를 돌보고 돌아와 가족을 챙기는 삶을 살고 싶다”고 호소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사우디-카타르 단교로 발묶인 낙타 영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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